18일 영장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연합뉴스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1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증 등 혐의로 민 전 단장을 구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단장은 2010~2012년 ‘사이버 외곽팀’에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관여 활동을 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수십억원의 활동비를 지급한 혐의 등을 받아왔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상당 부분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18대 대선 당시 심리전단 직원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2013년 검찰 수사에서 구속을 면했던 민 전 단장은 민간인 외곽팀 운영 혐의가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점차 윗선을 향할 전망이다.
민 전 단장은 앞서의 사건으로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지만 이번엔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민 전 단장과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전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문 아무개 씨와 민간인 외곽팀장으로 활동한 송 아무개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부장판사는 문씨에 대해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하며 구속영장청구 이후 피해금액을 전액 공탁한 점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고 한다.
전직 국정원 직원인 문씨는 심리전단에서 외곽팀 담당자로 지내면서 10여명의 인적사항을 몰래 사용해 외곽팀장인 것처럼 보고하고, 그 영수증을 위조해 국정원으로부터 활동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부장판사는 송씨에 대해서는 “공무원 범죄인 이 사건 범행에서 피의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2009∼2012년 하부 외곽팀장 여러 명을 동원해 피라미드 구조의 대규모 외곽팀을 운영한 대가로 국정원으로부터 총 10억여원의 활동비를 받고 사이버 불법선거운동 및 정치관여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