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초 70%→30% 초반까지 밀려, 서울 경기와 여성 지지층 이탈 뼈 아파…기자회견 열며 국면 전환 나서

대통령 지지율은 6·3 지방선거 전후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재명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불협화음을 내는 듯한 모양새가 노출되면서다. 선거에선 서울시장을 비롯해 경기 평택을·부산 북갑 등 핵심 요충지를 보수진영에 내줬다.
민주당 전당대회도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차기 당권을 두고 당내 친명계와 친청계가 갈라져 강하게 격돌했고, 이는 이 대통령 지지층 이탈로 이어졌다. 김민석 후보 지지층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연임하면 자기정치를 해 이재명 대통령 레임덕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청래 후보 측은 ‘이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김 후보를 밀며 당무개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보들은 본인이 당대표로 선출되면 지지율 반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호언했다. 정청래 후보는 “내가 당대표가 되는 즉시 대통령 지지율은 10%포인트(p)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했고, 김민석 후보 역시 “내가 당선되면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멈추고 3개월 후 10%p가 회복된다”고 했다.
하지만 김민석 대표가 선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은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데 이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며 30%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무선 ARS 조사 방식으로 실시하는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의뢰) 정기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하면 9월 2주 차(7~11일)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9주 연속 하락해 33.8%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63.3%까지 치솟았다. 앞서 2025년 11월 1주 차(3~7일) 실시된 같은 조사의 경우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각각 56.7%와 38.7%로 나타났다.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자체 실시하는 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 기준으로는 9월 3주 차(15~17일)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37%, 부정평가는 56%였다. 2025년 11월 1주차(4~6일) 같은 조사에서는 긍정평가 63%, 부정평가 29%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과 인천·경기, 연령별로는 2030세대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갤럽 2025년 11월 1주 차 여론조사에서 서울은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각각 70%과 22%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라고 볼 수 있는 인천·경기 역시 긍정·부정평가가 61% 대 30%로 2배 차이였다.
하지만 이번 9월 3주 차 서울에서는 긍정평가 30%, 부정평가 64%였다. 인천·경기도 긍정 39%에 부정 53%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령별로는 2025년 11월 1주 차 조사에선 20대(18~29세)가 긍정평가 49%에 부정평가 38%, 30대는 긍정 63%에 부정 26%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9월 3주 차 조사에서는 20대에서 긍정과 부정이 33% 대 53%, 30대는 긍정 31%와 부정 62%였다.
여권 한 관계자는 “자산 증식 문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계층이다. 주식시장이 코스피 9000포인트까지 올라가고, 부동산이 안정화됐을 때는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주식이 하락하고, 부동산이 다시 들썩이자 지지를 철회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관련 사법리스크로 직을 상실, 2027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열리더라도 민주당이 탈환할 수 있겠느냐는 전망이 쏟아진다. 앞서 여권 관계자는 “서울에서 대통령 지지율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2배 이상 앞섰을 때도 오세훈 시장이 정원오 후보에 역전승을 거뒀다. 그런데 지금은 부정평가가 2배 이상 높다.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에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9월 2주 차 여론조사에서는 정반대로 뒤집혀 긍정평가 36.8%, 부정평가 59.6%였다. 민주당 한 친명계 인사는 “전체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성층에서 유독 더 크게 빠졌다. 절대적 지지를 보내던 여성들이 왜 부정평가를 하기 시작했을까.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논쟁 때문이다. 범죄에 상대적으로 노출되기 쉬운 아동·여성들이 사법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갤럽 9월 3주 차 조사에서 부정평가 이유도 ‘검찰 권한 축소’ 응답이 5%를 기록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관계를 둘러싼 잡음도 이 대통령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했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재명 정부 ‘레드팀’을 자처하며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조국 원장은 9월 14일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 하락에 대해 “‘문조털래유’를 ‘적’으로 쳐내고 ‘뉴이재명’ 중심으로 하는 ‘구조적 다수’ 구성 전략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9월 14~15일 무선 ARS 조사 방식으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65.5%가 이 대통령 국정운영에 부정평가를 했다. 긍정평가는 31.5%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긍정 71.8%에 부정 25.7%가 나온 것과 대조적이다.
국면 전환을 위해 이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중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하지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일부 인사들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오히려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됐다.
특히 용혜인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고 유지한 채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공정성’ 이슈가 불거졌고, 이는 2030세대와 남성·여성 지지율에 직격타가 됐다. 한국갤럽 9월 3주 차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이유에 ‘인사’가 16%로 2위에 올랐다(각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선 이후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해 당황했던 게 사실”이라며 “모두 나의 부족함 때문이다. 너무 많은 과제 앞에 마음이 바빠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선명한 주장·선언이 아니라 실행을 통한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에 민생 개혁 통합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아픔·갈등에 대해 충분하게 공감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여권 강경파들이 대통령 개혁 의지를 의심하는 데 대해서는 “내가 고민했던 점은 개혁 과정에서 선명성을 드러내다 더 큰 저항을 불러와 개혁의 속도는 오히려 늦어지고 심지어 실패에 이르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반발을 최소화하며 최대한 조용히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센 말이나 거친 방식으로 개혁 과정에서 주목받기보다, 마지막 단계에서 국민의 삶을 개선한 성과로 평가받는 것이 국민께 진정으로 보답하는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여권 지지층 갈등 문제에 대한 질문엔 “목숨 바쳐 내란을 이겨내며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 마음으로 함께했던 분들이 서로 혐오의 언어를 주고받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다. 이 가슴 아픈 현실이 만들어진 데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제1민주당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내 책임이 가장 크다. 더 많이 듣고 더 소통하고 먼저 손을 내밀겠다. 작은 차이가 서로를 밀어낼 이유가 아니라 더 좋은 해답을 찾아가는 힘이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역사적 과제인 불가역적 검찰 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면서도 “혹여라도 수사·기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자와 국민의 인권 보호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검찰 보완수사권 부재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경찰 수사에 대한 철저한 견제 보완 장치로 해소하겠다. 고강도 경찰개혁을 통해 수사권 독점에 따라 경찰이 무소불위 권력기관으로 퇴행하지 않을까 하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회복과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부동산 시장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 수도권 집값 안정의 근본적 장애물인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성장 발전의 거점을 다극화하는 국토 균형 발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폭 반등이라도 하려면 결국 핵심은 중도층”이라며 “대통령 메시지도 여권의 등 돌린 지지층보다는 중도층을 향해 있었다. 그들이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얼마나 공감하고, 여론조사에 긍정적으로 응답하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