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회사의 ‘허리’를 살려라!
<닛케이비즈니스>가 올해 6월 실시한 앙케트에 따르면 직장인 60% 이상이 자신의 회사에 ‘이름뿐인 관리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름뿐인 관리직’이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게으른 직원이 아니라,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해 후배를 양성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관리직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한 직원을 가리킨다.
중간 관리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일본 기업에 서양식 성과주의가 도입되면서부터다. 연공서열제가 사라지면서 승진과 연봉은 실적에 좌우되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가장 업무가 많은 직급인 과장급들로선 리더로서 원만하게 조직을 이끄는 것보다는 당장 실적부터 올리고 보는 게 중요해졌다. 이러다 보니 관리직으로서의 자질을 키우지 못한 채 더 높은 관리직에 오르는 일이 각 기업체에서 일상화됐다. 심지어 오랜 불황으로 인원감축이 계속되면서 부하 없는 과장님까지 생겨났다. 한마디로 업무과 책임은 늘어났는데 고유의 권한은 줄어든 과장들이 양산된 것이다.
이 때문인지 최근 들어 일본의 기업 문화가 다시 한 번 크게 바뀌고 있다. ‘이름뿐인 과장님’들의 기를 살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일본 ‘후지쓰’는 ‘코칭 아워셀브스(Coaching Ourselves)’라는 관리직 연수 프로그램을 도입해 리더로서의 역할을 익히게 하고, 동시에 업무하중은 줄여줬다. 후지쓰가 중간 관리직에 힘을 실어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자 회사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형식적인 서류작업을 줄임으로써 실질적인 업무에 전념할 여유가 생기게 됐고 관리직 연수를 통해 상사와 부하 사이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관리직들 사이의 연대감도 깊어졌다.
이밖에 ‘샤프’와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해부터 계장(대리) 직급을 부활시켰다. 과장으로 승진하기 전 계장을 거치면서 리더십을 배우게 하자는 의도다.
1990년대에 구조조정을 하며 무분별하게 서양식 성과주의를 도입했던 일본 기업들이 최근 하나둘씩 자신들의 기업 풍토에 맞는 새로운 조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조직이 원활하게 굴러가기 위해서는 ‘이름뿐인 과장님’이 아니라 ‘힘 있는 과장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름뿐인 과장님’ 체크리스트
□ 직장의 문제점에 대해서 오랫동안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하고 그냥 방치해뒀다.
□ 부하가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불만을 토로하면 “다들 힘들다”며 그냥 흘려버린다.
□ 어렵고 까다로운 일은 부하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한다.
□ 다른 사람이 충고를 해도 어차피 자신이 옳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시한다.
□ 부하들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지 않으면 화가 치민다.
□ 부하들끼리 점심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자리에 끼어드는 것이 어색하다.
□ 부하들의 의견을 묻지만 결론은 이미 머릿속에 정해둔 상태다.
□ 부하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아무런 의견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문서나 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자신의 방침이 전달됐다고 생각한다.
□ 자신이 일하는 부서에는 수치화된 달성 목표만 있을 뿐이다.
□ 회의에 출석하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 부하들을 서로 경쟁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신의 실적을 올린다.
□ 자신의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는 인재가 없는 것 같다.
□ 부하들에게 자신의 돈으로 한 턱을 내는 일이 한 달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하다.
□ 자신에게는 부하들의 인사권이 거의 없다.
□ 관리직으로 올라간 처음 몇 년 간 수입이 감소했다.
□ 1년에 사장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도 없다.
□ 출퇴근 시간을 자신의 재량으로 결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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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항목이 0~3개인 경우: 당신은 진정한 리더
▶4~8개인 경우: 당신은 평범한 리더
▶9~13개인 경우: 당신은 관리직에 어울리지 않을지도
▶14개 이상 : 당신은 ‘이름뿐인 관리직’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