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에 ‘큰 웃음’
후쿠다 총리는 가능한 한 국정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임시국회를 앞둔 시기에 사퇴를 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상은 지지율 하락과 공명당과의 불화 등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자 더 이상 망신을 당하기 전에 그만둠으로써 마지막 자존심이 지킨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마디로 국정보다 자존심을 더 중요했다는 얘기.
이런 성격은 사퇴 기자회견 때도 그대로 드러났다. 한 기자가 “총리의 회견이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무덤덤하다”고 지적하자 “남의 이야기라니! 나 자신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당신과는 다르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이때 말한 “당신과는 다르다”가 최근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각종 사이트에 ‘당신과는 다르다’는 제목의 글이 급속히 늘어났는가 하면, 인기 검색어에도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의 네티즌들은 “재임 기간 내내 인기가 없더니 마지막 가는 길에 큰 웃음을 줬다” “어린 아이들의 말싸움 같았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면 애초에 총리가 되지 말았어야 했다”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