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예방교육의 모습.
[강원=일요신문] 박태순 기자 = “아동학대도 문제지만 학부모들의 지나친 의심 때문에 늘 불안 속에 살아갑니다”
강원도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아동학대 문제는 분명 잘못됐지만 학부모들의 지나친 의심 또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20여 년간 어린이집 교사로 일 해왔던 A씨는 “아동학대를 보는 시각이 정말 중요하다”며 “요즘에는 아이들이 다치거나 조금이라도 상처가 나면 학부모들이 경찰에 신고부터 하는 분위기다. 아동학대신고는 무조건 수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한번 신고당하면 그동안 쌓아올린 명예도 무너지게 된다”고 속내를 내비췄다.
이어 “아동학대 신고는 무혐의가 인정돼도 사건기록이 계속해서 남기 때문에 이미지가 실추될 수밖에 없다”며 “긴장과 불안 속에 정신과 상담을 받는 교사들도 있다.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교사들도 있는데 무조건 의심하는 인식은 사회적으로 개선이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주에서 어린이집 교사를 하는 B씨도 아동학대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아동학대로 인해 방송에 나오는 어린이집 때문에 학부모들이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 주변에도 헌신하면서 봉사하는 교사들도 많은데 마음이 아픈 현실”이라며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거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춘천의 어린이집 원장 C씨는 “최근에는 아동학대가 잠잠해지긴 했지만 교사들은 항상 긴장 속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훈육을 하더라도 사회적인 구조와 분위기상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말하고 “교사와 학부모간에 신뢰관계가 정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부모 K모씨는 “방송이나 SNS에서 어린이들을 학대하는 교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화가 나고 공분을 샀던 적이 있었다. 아동학대는 사회에서 없어져야 될 범죄”라고 밝히고 “서로가 오해하는 부분이 없도록 학부모와 교사들의 소통으로 신뢰를 구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올해 1월부터 지난 9월말까지 아동학대 신고건 수는 총 387건(허위·오인신고 포함)으로 나타났다.
이 중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친부모, 계부모 등 전체송치건수는 90건이며 어린이집은 2건 으로 아동학대 범죄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를 살펴보면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전체 아동학대사례의 82.3%를 해당하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어린이집 3.7%, 학교 2.2%, 유치원 1.8% 등으로 나타났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관계자는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 및 전문기관은 아동학대의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되기 때문에 수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황조사를 보더라도 아동학대의 범죄는 대부분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다. 부모들도 가정에서 양육을 잘해야 되고 교사들의 처우도 필요하지만 서로 믿고 이해하는 문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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