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바루 주민들 싱가포르 출퇴근 ‘대세’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 포트 딕슨.
[일요신문] 말레이시아에는 은퇴이민을 오는 외국인이 많습니다. 노후에 살러오는 이민자들에게 여러 혜택을 많이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인들의 천국이라고도 부릅니다. 집값도 싼 편이고 음식은 유럽식, 중국식 등 다양하고 2000원대 간단한 요리도 많습니다. 쇼핑몰과 도로와 교통망이 편리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저도 인근 나라를 다니다 말레이시아를 다시 보게 되는 이유입니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과 북을 잇는 고속도로로 버스를 탑니다. 싱가포르 중심까지 가는 이층버스입니다. 5시간이 걸립니다. 오늘 중간에 찾아가는 도시는 2곳입니다. 서해변의 포트 딕슨(Port Dickson)과 최남단 해변도시 조호 바루(Johor Bahru)입니다. 이 두 해변도시는 최근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두 도시가 매력을 갖는 것은 간단합니다. 포트 딕슨은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90km,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가장 가까운 해변이기 때문입니다. 수도에 사는 시민들과 이민자들의 휴양지입니다. 조호 바루는 최남단에 있는 해변도시로 싱가포르와 약 1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한국의 부산과 같은 제2의 도시입니다.
포트 딕슨의 그랜드 비치 리조트(왼쪽). 말레이 전통 양식으로 지었다. 오른쪽은 아빌리온 포트 딕슨 리조트. 방갈로식 고급 리조트다.
말레이시아에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동해, 서해, 남해가 있습니다. 동해는 바닷물이 맑고 깊고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남해는 고요합니다. 그 남단에 싱가포르가 있습니다. 서해안에 있는 포트 딕슨은 해안선이 18km가 넘습니다. 인기 있는 텔룩 케망 해변과 블루 라군 해변에는 고급 리조트와 편의시설, 박물관, 음식점들이 넘쳐납니다. 없는 것이 없습니다. 럭셔리한 가게에서부터 허름한 카페에 이르기까지. 이곳 지명은 1889년 영국인 관리였던 존 프레드릭 딕슨경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하얀 모래사장과 야자수, 야생화들이 주말을 보내러 온 시민들을 반깁니다.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던 비치였지만 지금은 쿠알라룸푸르 시민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제 곁에는 은퇴이민을 온 선배 한 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썰물이 시작되는 바닷가 리조트 방갈로 커피숍에서 말레이아산 커피를 마십니다. 나이가 들며 각자 나라에 어떻게 왔는지, 어떻게 사는지 서로 얘기를 나눕니다.
아이들이 바닷가로 소풍을 나왔다.
4시간 걸려 조호 바루로 갑니다. 다리를 건너면 싱가포르입니다. 간단한 출입국 절차를 밟고 국경을 오가는 곳입니다. 조호 바루에는 최근 싱가포르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사는 겁니다. 월급이 많은 나라에서 일하고 생활비는 적게 드는 나라에서 사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물가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싱가포르는 중심가의 소형 아파트는 월 6000달러까지 하고, 외곽도 보통 3000달러에서 5000달러까지 합니다. 그러니 한국서 유학온 대학생들은 방 하나 달랑 얻어 살기도 벅찹니다. 좁은 방 하나도 100만 원 정도 하니까요. 한편 말레이시아는 수도라도 외곽이면 월 70만 원 정도에도 소형 아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식비와 주유대도 마찬가지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니 싱가포르에서 급여가 많은 직장인들조차도 조호 바루를 찾는 것입니다. 그래서 싱가포르 당국은 차 기름을 국경 넘어서 넣지 않도록 단속까지 하는 실정입니다.
조호 바루는 싱가포르와 가까운 탓에 점점 성장하는 도시가 되어갑니다. 농산물, 전기 등도 수출합니다. 주말이면 싱가포르 사람들이 물가가 싼 데사루 비치와 바닷가 골프장을 찾습니다. 레고랜드(Lego Land)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한국인들도 있습니다. 레고를 직접 조립하고 놀이기구도 탑니다. 은퇴이민을 적극 유치하는 말레이시아. 조호 바루와 포트 딕슨은 대도시 곁에서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는 해변도시가 되었습니다.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