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수험생들이 시험장 앞에 설치된 안내판에서 입실장을 확인하고 있다.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지진 수능’으로 기억될 거 같아요. 일주일 시간 더 얻은만큼 떨지 말고 잘 치고 올게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대구와 경북에는 5만5000여명이 70여곳의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른다.
올해 수능은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연기됐다가 일주일만에 치뤄졌다.
23일 오전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수능한파가 기승을 부렸지만 시험장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선생님과 가족, 후배들이 수험생을 응원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수험생들을 위해 구청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은 커피와 녹차를 준비했으며 학교 길목마다 경찰관 등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특히 포항지역은 여진의 불안 가운데 수능이 치러지고 있다. 포항 시험지구 12곳의 시험장에는 5523명이 수능을 치룬다. 포항고, 포항 장성고, 대동고 포항여고 등은 지진의 진앙과 가까워 수험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고려해 고사장을 옮겨 시험에 들어갔다.
우려했던 여진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포항은 지난 22일 오후 10시15분께 규모 2.0의 여진 이후 지진이 나타나지 않았다.
만일 시험 도중이 지진이 발생할 시 수험생들은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3단계로 대처하게 된다. 특히 지진의 여파가 클 시 모든 수험생은 시험을 일시 중단하고 운동장으로 대피하게 된다. 그러나 감독관에 지시에 따르지 않고 외부로 나갈 시 시험 포기로 간주된다.
이번 수능은 경북의 경우 수능지원자 2만4542명 가운데 2360명이 수능을 치루지 않아 결시율 9.62%를 보였다. 대구는 2만8256명의 수능 지원자 가운데 2607명이 불참해 결시율 7.79%를 보여 대구·경북의 수능 결시율은 지난해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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