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남보다 꽃미남
하지만 이런 트렌드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이미 ‘여성스런 남성’들이 대세이긴 마찬가지다. 머리를 길게 기르거나 뽀얀 피부를 자랑하는 앳된 이미지의 꽃미남들이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애시튼 커처, 조니 뎁, 올랜도 블룸 등은 할리우드에서 이미 최고의 섹시 가이로 이름을 날리고 있으며, 이밖에도 수많은 꽃미남들이 할리우드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존 웨인이나 숀 코너리처럼 다분히 남성적이고 거친 매력을 뽐내던 배우들은 더 이상 인기가 없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최근 영국의 과학자들이 이색적인 주장을 제기하고 나서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여성들이 부드러운 남성들에게 끌리는 이유가 사실은 피임약의 부작용(?)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 타이밍도 일치하는 듯 보인다. 피임약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1960년대 전까지만 해도 강한 남성들이 인기였지만 피임약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60년대 후부터는 점차 여성들의 취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문제는 ‘호르몬의 변화’다. 오래 전부터 연구가들은 여성의 월경주기와 선호하는 남성의 타입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어왔다. 즉 가임기인 배란기에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남성들에게 끌리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간에는 보다 세심하고 감성적인 남성들에게 끌린다는 것이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에게서는 이런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부드럽고 섬세한 남성들에게 더 끌릴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영국 셰필드대의 알레산드라 앨버른 박사는 “피임약이 여성들에게서 일종의 심리적인 부작용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하며 “앞으로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