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감독 축소 의혹도...천안노동지청 “감독 규모보다 결과가 중요”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 전경.
이날 회의에는 충청권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 안전보건공단과 현대제철·포스코,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노조는 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 노동지청은 “B,C 열연공장은 고로에서 나오는 쇳물을 처리하는 곳으로, 회의 결과 장기간 공장이 멈추면 고로가 굳거나 온도가 떨어져 유해가스 누출 또는 폭발 가능성이 있어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비나 보수 작업시 근로감독관이나 안전공단 전문가가 안전 절차를 준수하는지 확인키로 한 조건부 해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노조는 “사고조사와 안전대책 없는 공정 재가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충분한 안전조치와 재발방지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공장 재개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 계속해서 늦장·위법 대응으로 일관했던 고용노동부 대전지방노동청 천안지청이 결국 제대로 된 사고조사와 재발방지대책 없이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했다”며 “필요한 조치가 하나도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중지 해제를 위해 진행하는 회의는 그 개최 자체가 정당성이 없다. 심지어 참가자 면면을 봤을 때 회의에서 논의됐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결코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이번 사고로 천안 노동지청은 현대제철에 대해 특별감독보다 축소된 정기감독을 실시했다. 정기감독은 근로감독 종합시행계획에 따라 일정 기준에 따라 선정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데 반해 특별감독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 전반에 걸쳐 위반 사항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다.
천안 노동지청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7일까지 22명의 감독관을 투입해 정기감독을 실시했다. 고용노동부는 앞서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현대제철에 대한 정기감독을 실시한 바 있다.
노조는 “수차례 노동부가 정기감독을 실시했지만 10년 동안 3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은 것은 노동부 감독이 형식적이고 위험 사항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증명”이라며 “최근 1년 사이에만 3건의 노동자 사망 중대재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현대제철 작업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사업주의 위법사항을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천안 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설비개선이 아닌 정비작업 시 절차에 따른 것이다. 현대제철이 보완된 안전수칙 절차를 제출했다”며 “또한 B·C지구 열연공장은 A지구 열연공장보다 많이 안전장치가 돼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규정대로 하면 이번 사고는 특별감독 대상이 아니”라며 “감독 결과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망사고 발생한 지 3주가 넘도록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관련자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천안 노동지청은 “경찰과 공조해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라며 “(책임자 등)소환 조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현철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부지회장은 “이번 중대재해에 회사 전반에 걸쳐 1인 단독근무지의 사고 위험성, 전 공장 정비팀의 인원문제로 노동 강도가 높아진 점, 노사 합동으로 취합된 안전 개선문제가 정비 근로자에게 떠넘겨진 점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조사됐다”며 “B,C 열연의 안전장치가 개선돼 있는 점을 확인해 설비 가동 절차에 응했으나 사측과 천안 노동지청의 개선조치가 없다면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투쟁을 다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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