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가, 6월 지방선거 격변 예고 “탈당 러쉬” vs “새정치 돌풍”
정병국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바른정당, 창당 1년에 즈음하여’(정병국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자유한국당 위원장인 김선교 군수(사진 왼쪽)와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숙명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바른정당 초대 당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5선, 여주·양평)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정 의원은 지난 2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른정당, 창당 1년에 즈음하여’라는 글을 올려 “이제 우리는 통합개혁이라는 새 길에 들어섰다. 어려울 것이며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권력에 취해 아성을 쌓는 과거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따라 천막하나 둘러메고 미래로 가는 ‘노마드(nomad)’ 정치의 길을 가자”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가보지 않았다고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가본 이 없다고 길이 아닌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면 길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겨울, 참 추웠다. 국민의 분노는 지엄했고 권력의 민낯은 부끄럽기만 했다”면서, “누구는 우리를 부역자라 했고, 누구는 우리를 배신자라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부역자와 배신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묻고 물었다. ‘탄핵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분당만이 길인가?’ ‘보수는 개혁될 수 있는가?’ 밤낮으로 토론하고, 논쟁하고, 오해하고, 상처받고, 싸우고, 달래기를 반복했다”면서, “우리는 ‘비박계’라 불렸고, ‘비상시국위원회’라 불렸으며, ‘개혁보수신당’이라는 이름을 거쳐, 마침내 ‘바른정당’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당시 집권여당 국회의원 62명을 탄핵 표결로 이끌었고, 개혁보수를 기치로 33명의 정당을 창당하였으며, 대선을 통해 국민 220만 8,771분의 소중한 표를 얻었다”면서, “그렇게 바른정당을 창당한지 1년이 되었다. 탄핵을 감당했고, 분당을 통해 가짜보수와의 절연을 선언하였으며, 개혁보수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많은 동지들이 떠났다. 상처는 컸고,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애초부터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좁은 길’ 이었다”며 “바른정당, 우리는 ‘길을 내는 사람들’이다. 이 험난하고 고된 좁은 길을 지나 마침내 국민을 위한 큰 길을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주의와 패권주의를 밟고, 기득권과 미련을 밟고 가자고도 했다.
정병국 의원이 통합신당에 참여하기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양평지역 정치인들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6·4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바른정당 소속 도·군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주는 이미 바른정당 소속 현역 정치인은 1명도 남아 있지 않다. 양평은 김승남 도의원, 이종식 의장, 이종화 부의장이 바른정당 소속이다. 김윤진 도의원과 박화자 군의원은 비례여서 탈당을 하지 못해 현재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현재까지는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지만 통합이 구체화되고 예비후보자등록일이 다가오면서 지역 정가도 새롭게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신당의 옷을 입고는 승리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아예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서려는 지역 정치인들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정 의원은 24일 한 중앙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일 양평 당직자·대표자 50여 명이 모여서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한국당으로 복당하라고 했다. ‘작은 정당’에서 뭘 하겠느냐고 물었다. 날 5선으로 만들어준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에게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더 달려면 그냥 있으면 되는 걸 안다. 하지만 사익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 정당을 원하는 국민의 뜻을 받든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함께 일군 경험이 있어서 (나는 설득이) 가능했다. 내가 처음 이 지역구에 왔을 때 기존의 당원 명부마저 이전 의원이 가져갔다. 한 명 한 명 뜻이 같은 사람을 모았다. 기득권이 없어서 오히려 가능했다. 그런 경험과 결기가 없으면 사실 버티기 힘들다”고 말해, 탈당 러시는 없을 것임을 자신했다.
보수층이 두터운 양평에서 자유한국당 지역위원장을 거머쥔 김선교 3선 양평군수와 5선의 정병국 의원의 새로운 정치실험이 맞부딪히면서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두 사람의 대리전격인 6월 지방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