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장 선거 재검표가 결국 무산되면서 투표지와 선거인 명부 등이 상인회사무실 금고에 봉인된 채 보관되어 있다.
-1표차 승리 이천희 당선자 측 ‘당선증 교부로 선관위 업무종료’ “재검표 반대”
-전병곤 후보 측 “뭣이 무서워서... 직무정지가처분 및 당선무효소송 제기할 것”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용한, 이하 선관위)가 ‘대리투표 논란’에 따른 재검표를 5일 실시하기로 했으나 당선자 측의 반대로 재검표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김용한 선관위원장은 “이천희 당선자 측이 (당선증 교부로 임기가 종료되었기 때문에)선관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재검표에 응하지 않아, 당사자 1명이 응하지 않는 재개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재검표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상인회는 지난 1월 30일 회원 265명 중 203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회장 선거를 실시해 102표를 얻은 이천희 후보가 101표를 얻은 전병곤 후보를 1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전병곤 후보 측이 투표 당일 대리투표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재검표와 투표용지 봉인을 요구했고, 다음 날 선관위에 대리투표 의혹과 선거인명부 누락, 비대위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 불법여론조사에 의한 선거운동 등 각종 의혹을 공문으로 접수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검표 및 당선무효, 재선거를 요구했다.
이에 선관위는 선거 당일 투표지와 선거인명부를 봉인하여 상인회사무실 내부금고에 보관시킨 후, 이날 재검표를 실시하기로 했으나 이천희 당선자 측의 반대로 재검표를 하지 못했다.
선관위는 대신 투표지 및 선거에 관계된 일절 서류를 상인회 금고에서 개봉하지 않기로 했고, 차후에 있게 될 수도 있을 법적인 문제를 위하여 투표용지와 선거인명부를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기로 결정했다. 선관위는 위원장을 포함 각 후보 측 2명씩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전병곤 후보 측이 선관위에 접수한 ‘선거무효 및 직무집행정지 신청의 건’에 따르면, 선거 당일 비대위 소속 한 회원이 책상에 앉아 선거인명단을 대조하고 있던 전병곤 후보 측 선거관리위원을 상대로 폭언과 욕설을 하는 등 정상적인 선거관리 업무(본인 확인 등) 진행이 불가하도록 고의적으로 방해하여 자리를 이탈하도록 유도하는 등 악의적 행위를 했고, 이로 인한 선거관리위원의 부재상황을 틈타 이천희 후보 측 선거관리위원과 상인회 관리원만이 있는 상태에서 대리투표를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만일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전병곤 후보 측 선거관리위원의 현장 대응에 따라 대리투표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선거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개표 당시 무효표로 분류될 수 있는 3표를 이천희 후보 측 선거관리위원이 이 후보 측 득표로 계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재검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선관위 업무가 종료됐다고 주장하는 당선자 측의 공문(왼쪽 문서)과 재검표를 하지 못한 선관위가 그 이유 등을 기재한 문서.
상인회, 결국 ‘한 지붕 두 가족’ 분리
양 집행부 간 갈등 골 더욱 깊어져
이들은 또 비대위 소속인 이천희 당선자가 선거 등록일 전, 후 비대위 집회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을 했다며, 당선이 되더라도 무효를 할 수 있도록 명시된 선관위 승복각서에 의해 당선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관위는 후보자들에게 ‘지연, 학연, 혈연, 소속단체 및 연고관계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을 금하고, 선거위반 및 부정이 발견되면 당선무효를 해도 무방하다’는 내용의 ‘공명선거 실천결의문 및 승복각서’를 각각 제출받은바 있다.
또한 전 후보 측은 선거인명부에 누락되어 투표를 하지 못한 사례와 선거 전 여론조사에 의한 불법선거운동 의혹도 있다고도 했다.
결국 이날 재검표가 무산되자 전병곤 후보 측은 ‘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선거와 당선무효소송’은 물론 ‘대리투표와 불법 여론조사’와 관련해 형사고발 등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검표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천희 당선자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재검표 및 소송이 끝날 때까지 고건덕 회장을 비롯한 이전 집행부가 직위를 다시 유지하기로 해 ‘한 지붕 두 가족’의 갈등은 법적싸움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