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승호 ‘마그네틱사운드’ 대표 “먹고 사는 일로 꿈 좌절되지 않도록 할 것”
지난 26일 솔로 가수로 데뷔한 정은지가 ‘Fly Away’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다.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멈춰있던 바람이 불어온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그 길을 걷고 있던 이들은 바람을 향해 날개를 펼쳐 창공으로 날아간다.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세상을 향해서 말이다. 보컬리스트 정은지(25·여)가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데뷔곡은 디지털 싱글 ‘Fly Away’로 다음달 말 발매될 예정이다.
‘Fly Away’는 사실 3년 전에 만들어진 곡이다. 당시 혼성밴드 테이킨(Take 印)에서 리더로 활동했던 임승호(34) 씨는 같은 밴드에서 보컬로 활약했던 정은지씨가 솔로로 데뷔하게 되자 이 곡을 넘겼다.
“사실 이 곡은 이 친구를 생각하면서 쓴 곡입니다. 같은 밴드로 수년간 함께 하면서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마인드가 같음을 확인했죠. 그녀만의 특유의 감성과 표현력을 충분히 담은 곡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대구 남구에 위치한 ‘마그네틱사운드’ 음원 제작사에서 임씨는 이 같이 말했다. 현재 임씨는 ‘마그네틱사운드’ 대표이기도 하다. 대구·경북권 내에서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과 뇌리 속을 무언가를 새기겠다며 결성한 테이킨의 리더 임승호씨는 이제 음원제작사 대표로 한층 성숙해졌다.
가수 정은지(좌)와 임승호 마그네틱사운드 대표(우).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기타를 잡고 밴드로 활동하면서 공연과 행사 등 안 가본 데가 없는 거 같아요. 그런데 고정 수입이 아니니까 행사가 없으면 돈이 없었죠. 그래서 레슨도 하고 수업도 하면서 20대를 음악만 하는 하루살이처럼 살았던거 같아요.”
음악을 하기엔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 음악으로만 먹고 살겠다는 꿈이 20대를 지나 30대가 되면서 점점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죠. 음악을 포기하고 다른 직장으로 전향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힘들어도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낫겠다고 결론지었어요. 그리고 적어도 음악인들이 먹고사는 일로 꿈이 좌절되지 않도록 하고 싶었어요.”
임 대표가 ‘마그네틱사운드’ 음원제작사를 꾸린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겨우 1년 남짓한 ‘마그네틱사운드’는 국세청과 여성가족부 등 공익광고음악, 캠페인송, 드라마, 방송, 기업 광고 음악 등 다양한 음원제작을 하고 있다. 또 일반인들이 손쉽게 자신만의 음악을 작업하고 발매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도 구성했다.
마음을 묶는 울림 ‘마그네틱사운드’
“대구가 서울에 비해 학교와 교육, 좋은 공연을 접할 기회는 비교적 적지만 반대로 무대에 설 기회의 장은 많다고 봐요. 굳이 서울에서 활동해야 한다기보다는 활동을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하죠. 특히 최근에는 대구가 문화예술도시로 성장하면서 문화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예술을 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개척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정은지 씨의 데뷔를 더욱 눈에 띄게 한다. 임 대표의 마그네틱사운드에서 음원을 제작한 정은지는 확실히 3년 전과는 다르다. 앳되고 가녀린 외모의 그녀이지만 그동안 음악을 하면서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오히려 이러한 악조건이 스스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편의점에서 단기알바 하거나 헬스장에서 데스크 알바도 해보고...할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다 해본 거 같아요. 알바 마치고 밤늦게 모여서 새벽 늦게까지 연습하곤 했어요. 힘들 때도 많지만 노래 부를 때만큼은 모든 것 잊게 되더라고요. 가수로 데뷔하는 것 사실 얼떨떨하고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잘 될 거라고 믿어요.”
그녀의 데뷔곡인 ‘Fly away.’ 노래 제목처럼 그녀는 차후 국내는 물론 뉴욕 활동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아무도 간적 없는 이 길을 난 걷고있어요. 누구도 본 적 없는 세상이 눈 앞에 있어요. 바람을 타고서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펼쳐 Fly Away’라는 가사처럼 앞으로의 다이나믹한 비상(飛翔)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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