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토하면 어쩌라는 건지”
우산동에 조성된 차없는 거리에서 불법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원주=일요신문] 박태순 기자 = “불법주차 단속을 강화하던지…수십억 들어갔는데 이게 뭐하는거에요”
지난 5일 강원 원주시 상지대 후문사거리 일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변모씨(53)는 상가 앞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된 곳은 상지대후문사거리부터 한방병원까지 조성(300m)된 ‘대학로 문화길’이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해 국민안전처의 보행환경개선지구 공모에 선정돼 후문사거리 일대를 일반통행로로 조성하고 문화의 거리로 만들기 위해 사업비 29억원(국·도비 포함)을 투입했다.
상지대학교 일대는 우산초교, 진광중·고등학교와 상업지역으로 형성돼 있어 시는 지역주민 및 학생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쾌적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특히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해 문화공연 및 조경시설과 쉼터를 설치한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었다.
차없는 거리에 마련된 의자가 부러져서 방치돼 있는 모습.
차없는 거리에 마련된 의자가 부러져서 방치돼 있는 모습.
그러나 현재 불법주차와 미관훼손, 안전문제 등으로 수 없이 민원이 제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더욱이 차 없는 거리에 조성된 의자, 벤치, 차도블럭 및 보드블록 등은 공사가 완공된 지 불과 1년도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의자가 부러지거나 바닥은 담뱃재와 쓰레기로 인해 미관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씨는 “장사하면서 불법주차로 인해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차장을 만들던지 단속을 더 강화하던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도 책상에 앉아만 있지 말고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나와서 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우산동 주민 김모씨(27)도 “항상 보면 불법주차 차량이 많다. 주차장인지 대학로인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상지대학교의 한 학생은 “불법주차로 인해서 도로를 거닐 때 너무 위험하고 불편한 점도 많다”며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하루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시는 단속차량을 통해 오전과 오후 시간을 나눠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단속차량 1대가 우산동, 태장1~2동, 단계동, 호저면, 소초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민원이 많은 편”이라며 “CCTV로 단속하는 구간인데 각도상 안맞으면 단속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단속차량을 통해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은 불법주차구역이기 때문에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산동 거리의 모습.
# “술 먹고 토하면 어쩌라는 건지”
상지대 후문사거리 일대는 원주에서 젊음의 거리로 관내에서 손꼽히고 있는 장소다.
원주권역 타 대학에 비해 카페, 술집, 음식점, 편의시설 등이 밀집돼 있기 때문에 입학 및 개강시즌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술을 마시고 상가 앞에 토하거나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흡연족 및 주취자들로 인해 일부 상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해 보인다.
우산동 일대에서 장사하는 조모씨(40)는 “술 먹는 것은 괜찮지만 상가 앞에 토하고 가버리면 다음날 장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상인들이 치울 수 밖에 없다”며 “건전한 음주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이모씨(59)는 “공공장소에서 피는 담배는 자신이 주의하면 되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줘야된다“고 밝혔다.
원주경찰서는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우산동지역 주취자로 접수된 신고는 총 24건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유형별로는 만취한 채 쓰러져 있거나 주취자 소동 등이 가장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술 먹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건전한 술 문화가 필요한 것”이라며 “잘못된 술 문화는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