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도 깜박 속는 ‘나의 분신’ 훨훨
▲ 사이버드 P2 모델과 사이버드를 날릴 준비를 하는 동호회원들. | ||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잡아끄는 사이버드는 ‘날갯짓비행체’. 사이버드는 오랜 시간 인간이 꿈꿔왔던 하늘을 향한 꿈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늘 날개비행을 꿈꿨고 그리스신화 속에서 이카루스는 직접 시도까지 했다. 그들은 모두 새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사이버드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았다뿐이지 그들이 꿈꿨던 간단하면서도 실현 불가능했던 그 이론이 적용된 결과물이다. 모터가 날개를 상하로 움직이게 해서 새처럼 하늘로 떠오르고 안정된 비행을 위해 꼬리 날개로 공기의 흐름을 제어한다.
사이버드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것은 2002년 월드컵 전야제 때. 비둘기 대신 사이버드를 날려 보낸 것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 새처럼 하늘을 나는 사이버드는 가끔 까치와 까마귀가 달려들어 쪼을 만큼 비행하는 모습이 새 못지않게 자연스럽다. | ||
클럽회원은 전국 곳곳에 분포해 있다. 서울 경기 대구 울산 등에 지부가 있고 매주 각 지부별로 모임을 갖는다. 정기적으로 전국모임도 개최하고 있다. 이를 즐기는 연령층도 초등학생부터 5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클럽 회원들에게 사이버드는 기계가 아니라 한 마리 살아 있는 새와 같다. 아니 최고령 회원 서재삼 씨(59)에게 사이버드는 자신의 몸과 ‘등가물’이다.
“사이버드를 날리노라면 마치 내가 새가 된 것 같아요. 보고 싶은 곳, 원하는 곳에 어디든지 보낼 수 있으니까요.”
서 씨는 굉음을 내며 하늘을 나는 무선조종 비행기와 헬리콥터는 너무 인공적이어서 정이 가지 않았다고 한다. 사이버드는 비행기와 비교했을 때 소음이 거의 없다. 날개를 움직일 때 나는 ‘깨깨’ 소리는 마치 새의 울음소리 같아서 소음처럼 들리지 않는다.
사이버드는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새 모양이다. 뼈 대신 카본이 틀을 잡고 날개깃털 대신 낙하산천이, 머리와 몸통의 살 대신 새의 모양을 한 플라스틱 몸체가 그 자리를 메웠다. 날개의 퍼덕거림도 자연스럽다. 그래서 사람도 속고 심지어 새도 속는다.
사이버드를 날릴 때면 가끔씩 까치와 까마귀가 달려들 때가 있다. 사이버드를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사이버드가 계속 그 영공을 지키고 있으면 까치와 까마귀는 구원병들을 잔뜩 몰고 와 사이버드를 쪼아대기도 한다.
“가족들이 취미를 함께 공유하기가 어렵잖아요. 하지만 사이버드는 온가족이 공원에 나가 비행하며 놀 수 있다는 점이 단연 돋보이죠.”
클럽회장인 김종민 씨(47)에 따르면 비행모임을 개최하면 가족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고 또 더불어 즐거워한다고.
사이버드는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되는 취미활동이 아니다. 무선조종기계인 RC자동차와 비행기, 핼리콥터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이 든다. 현재 출시된 사이버드 모델은 두 가지. 사이버드 P1 모델과 P2 모델. P1은 조종기까지 13만 원 선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P1 모델보다 조금 더 큰 P2 모델의 경우는 30만 원 선. 크기가 큰 만큼 날갯짓이 더 우아하고 고급비행기술도 적용할 수 있다.
★문의: 사이버드클럽(http:// cafe.daum.net/cybirdclub)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