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아침을 ‘님과 함께’
▲ 물안개 피어오르는 장성호와 가족 산책로로 각광받고 있는 조각공원. | ||
호남고속국도 백양사IC에서 빠져나와 백양사 방면으로 달리다보면 오른쪽으로 호수가 하나 나타난다. 백암산과 입암산의 남창계곡에서부터 흘러내린 물을 막아 만든 장성호는 광주와 나주, 장성, 함평에 이르는 4개 시군의 젖줄 노릇을 할 만큼 중요한 수자원이다. 저수량이 무려 8970만 톤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다.
장성호는 겨울 강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하기에 참 적합한 곳이다. 보통 장성호를 찾는 사람들은 1번 국도를 따라 백양사로 가는 강변을 달리는 것만이 장성호 드라이브코스의 전부인 줄 안다. 아마도 백양사 단풍 때문에 그런 오해가 굳어진 듯하다. 단풍철이면 장성호 북단의 1번 국도는 우리나라 제일의 단풍드라이브코스로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하지만 백양사IC에서 약 5분 거리에 있는 쌍웅리에서 수성리 방면으로 이어지는 길 또한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 길은 지나다니는 차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여유가 넘친다.
남도답게 한겨울에도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가는 법이 거의 없어 아침이면 장성호는 물안개에 휩싸인다. 몽글몽글 수면에서 피어오르는 안개를 뚫고 길을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길을 달리다보면 안개 속에서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도 만날 수 있는데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화가 된다. 이곳에는 붕어, 잉어, 쏘가리 같은 민물고기들이 많이 난다.
반대편 백양사 쪽 1번 국도는 이 길에 비해 훨씬 넓고 잘 단장돼 있다. 수변에는 나무데크를 이용해 산책로를 만들어놓기도 했다. 강변을 따라 달리다보면 왼쪽으로 장성호조각공원이라는 곳이 보이는데 가족나들이 장소로 추천할 만하다.
장성호조각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시(詩)·서(書)·화(畵)·어록(語錄) 조각공원’이다. 지난해 말 개원한 곳으로 공원조성기념비를 포함해 시 56점, 서 11점, 화 22점, 어록 13점을 새긴 총 103점의 조각상이 설치돼 있다. 조각상에 새겨진 시·서·화·어록 등은 28명으로 구성된 문화예술공원추진위원회에서 추천한 작품들로 김소월과 윤동주의 시, 광개토대왕 비문, 정선의 인왕재색도, 김홍도 군선도, 안중근 의사 어록 등이 포함돼 있다.
조각공원은 야트막한 언덕 위에 조성돼 있는데 이곳 중앙에는 팔각정 전망대가 들어서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장성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한편 1번 국도를 타고 강변을 따라 장성읍 방면으로 달리다보면 미락단지라는 곳이 나온다. 장성의 맛집이 몰려 있는 곳이다. 호수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장성호에서 잡은 각종 민물고기 매운탕이 일품이다.
★길잡이: 호남고속국도→·백양사IC→1번 국도(담양 방면)→장성호조각공원
★문의: 장성군청 문화관광포털(http:// tour.jangseong.go.kr), 문화관광과 061-390-7224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