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일요신문] 신동만 기자 = 오는 22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역사와 문화가 깃든 전통사찰을 찾는다면 경북 영천에 가보는 것이 어떨까?
올해 석가탄신일인 5월22일은 불기로 2562년이다. 고구려와 백제를 거쳐 신라의 법흥왕이 불교를 공인(527년)한지 1500년이 되어간다.
신라의 수도 경주에 인접한 영천에도 불교 유산이 많다. 특히 신라 헌덕왕 1년에 창건된 은해사는 영천 불교의 출발이며, 은해사와 은해사 주변 산내 암자들을 통해 영천의 불교가 구성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통면 신원리에 소재한 은해사는 팔공산의 수려한 산세와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불자들과 일반 관람객들의 발길을 끊임없이 이끌고 있다.
은해사보다 앞서 창건된 사찰이 있는데 바로 거조암이다. 거조암은 693년 원효가 창건했다는 설과 경덕왕(742~765년)때 왕명으로 창건했다는 설이 있다.
어느 설을 따르더라도 은해사보다 창건이 일러 영천 불교의 효시로 봐도 좋다. 영천에는 은해사를 비롯해 유명한 사찰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거조암은 영천에서 유일한 국보문화재를 보유한 사찰로 국보 제14호인 영산전과 하나하나 다른 표정과 영험을 지닌 526기의 석조 나한상으로 유명하다.
나한 기도도량으로 3일만 지성껏 기도하면 소원이 이뤄진다해 많은 신도들이 찾고 있다.
굳이 이런 사실들이 아니더라도 거조암을 방문할 가치는 충분하다. 1000년 전 고려시대 타락한 불교를 개혁하고자 한 보조국사 지눌의 정혜결사 운동의 시작이 된 절이라는 역사적 사실도 간직하고 있다.
거조암 입구에만 들어서도 느껴지는 맑은 공기와 싱그럽게 푸른 경치는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속세의 번뇌를 끊어내고 머리를 시원하고 맑게 해준다. 이번 석가탄신일에는 은해사와 거조암이 있는 영천을 방문해 사찰이 주는 평온함을 한 번 느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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