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던 민간소비가 올해는 5%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우리경제는 수출증가와 내수회복이라는 쌍끌이에 의해 경기회복의 탄력을 받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우리경제는 수출에 의존하는 반쪽 성장을 했다. 그러자 경제는 지표만 좋고 체감경기는 나쁜 표리부동의 현상이 나타났다. 이렇게 볼 때 올해 수출과 소비가 함께 살아난다는 것은 일반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의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또 다른 호재가 증권시장 활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연일최고가격을 갱신하며 고공행진을 했다. 연초대비 코스피 지수는 54%, 코스닥지수는 85%나 증가했다. 이러한 증권시장활황은 투자자들의 소득을 증가시켜 소비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여 투자를 활성화시킨다. 즉, 소비와 투자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자금흐름의 기반이 된다.
문제는 이러한 경기회복에 대해 악재가 많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로서 가장 불안한 것이 환율과 유가다. 환율이 계속 떨어져 달러당 1천원대가 무너졌는데 이와 같이 원화가치가 계속 오를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유가까지 상승한다면 우리경제는 다시 기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이렇게 되면 증권시장도 활황세를 멈춘다. 지난해 증권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외국자본은 매도추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시장이 위축되면 경제는 다시 침체할 수 있다.
정부는 환율과 유가 불안을 최소화하는 안정화 정책을 빨리 펴야 한다. 그리하여 악재를 제거하는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여기에 기업들은 투자에 적극 나서 성장의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또 국민들은 더욱 열심히 일하고 건전한 소비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경제주체 모두가 나서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경기가 회복된다 할지라도 근본적인 문제는 남아있다. 바로 양극화 구조이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계속하여 이익을 벌어도 근로자보다는 자본가들에게 집중된다. 또 기업들의 소유구조가 외국자본에 치중하여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에게 이익이 집중된다. 이렇게 볼 때 산업발전 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경제발전에 국민 모두가 참여하고 혜택을 공평하게 나누게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고용효과가 높고 부가가치 창출이 큰 미래지식산업과 서비스산업을 집중육성할 필요가 있다. 정보통신, 생명공학, 의료, 교육, 문화, 관광, 레저, 컨설팅 등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미래지향형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난마처럼 얽혀있는 규제다.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정책을 강구하여 산업발전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경쟁력을 갖추고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새 경제의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