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는 흑색선전, 가짜뉴스, 과연 이재명이 넘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사전투표 첫날인 8일 남양주시 별내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이재명 페이스북 캡처)
자신을 스스로 민주당원이자 문 대통령 지지자라고 소개하는 이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카페, 기사 댓글 등에 주로 출몰한다. “이재명을 낙선시키기 위해 이번에는 남경필을 뽑겠다“,“도덕적으로 선거에 나와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등 이 후보에게 악의에 찬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자당 후보에 대해, 그것도 대선 경선 후보였던 사람에 대한 비난 수위가 너무 높아 처음엔 다른 당의 세작이 아닐까 의심을 샀다. 하지만 각 계정의 기록을 찾아 올라가보면 오랜 기간 민주당을 지지해오던 기록들이 더러 남아있고 자신의 본명과 사진, 직장까지 공개한 사람도 적지않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후보를 공격하는 것일까. 겉으로는 도덕적이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대지만 실상은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이 후보가 문 대통령을 공격했기 때문이라는 공통적인 답이 나온다.
물론 유권자에게 절대적으로 따라야 할 정의는 없다. 꼭 정의에 투표하라는 법도 없으며 개인의 선택에 그걸 강요할 수도 없다. 다만 일부에서 한 정치인, 개인에 대한 흑색선전이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 선거사무소가 있는 수원시내를 비롯해 도 전역에서 정상적인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웹상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루머가 돌고 있다. 배신이니 거짓말이니, 소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를 늘어놓고는 계정을 삭제하고 사라지는 일도 벌어진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은 “모든 민주당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이재명을 지지해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후보 선에서 대응하기에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후보 캠프에서 강경한 대응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도 문제지만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이같은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시도가 보이지 않는다거나 경선을 함께 했던 도당위원장을 비롯한 후보들이 함께 선거운동에 나서며 갈등을 봉합하려는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불협화음이 민주당의 민낯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오래전부터 자유한국당의 경우 당권을 잡은 이를 따르고 자연스럽게 서열화가 이뤄지는 특성이 두드러지지만 민주당은 전신부터 계파 간 경쟁이 잦은 곳“이라며 ”뚜렷한 계파가 없는 기초단체장 출신인 이 후보가 성장하는 것에 대한 자연스러운 견제가 아니겠냐“는 말을 했다.
사전투표가 시작됐고 본 선거도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짜뉴스와 악성 루머는 버섯처럼 자라나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 정책 대결보다 흑색선전에만 천착하는 선거는 이제 종식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면서도 그런 뉴스에 혹하는 것이 유권자들의 심리이기에 지금이야 말로 이성적 판단과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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