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운동하면 3代가 망한다는 말은 사실” “일련정종, 우리의 독립정신·민족정신 말살했다”
- “독립유공자 후손들, 자긍심·자부심으로 가난과 어려움 극복“...법인허가 취소 서명운동 준비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우리는 우리 힘으로 광복을 만들어낸 자긍심 넘치는 역사가 있습니다.” “수많은 어머니와 아내들이 이곳 형무소 앞 골목에서 삯바느질과 막일을 해가며 자식과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습니다. 수감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독립운동가였습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이며 우리고유의 영토이다. 지금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 이나 다를 바 없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 불행한 역사일수록 그 역사를 기억하고 그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일본 일련정종 본산 행사 장면.
일본 불교인 일련정종 예속단체로 활동했던 구법신도회(求法)의 법인 설립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16년 8월18일 서울고법은 한국불교 일련정종 구법신도회가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 취소 행정소송에 대해 ‘공익침해’를 이유로 법인허가 취소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었는데, 2017년 12월 22일 대법원이 이 판결을 파기환송했기 때문이다.
일련정종은 일본의 침략야욕이 고조된 1942년 9월 금속제 불기구(佛器具) 공출을 결정하고 본당에서 불구헌납 공양(供養) 법요식을 가졌다. 이 법요식에서 ‘군대 철포의 탄환이 될 것이면, 일발필중(一發必中) 파사현정(破邪顯正)의 탄환으로 되어라’라고 기원했다. 살생을 금한 불교인데도 불기도구가 적병을 단발에 죽일 수 있는 탄환이 되도록 축원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련정종은 일제의 군국주의 침략전쟁을 성전(聖戰)으로 찬양 했었다. 신사참배는 물론이고 승려와 신도의 참전을 독려하고 전쟁 물자헌납에도 앞장을 섰다. 때문에 국내에서 전범단체로 비판을 받아왔으나 반성이나 사과를 한 적은 없었다. 때문에 사단법인 독립유공자유족회(회장 김삼열) 등의 민족단체들은 대법원 판결을 반역사적 반민족적 판결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련정종은 한국내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 일본 승려를 국내 신도단체에 지속적으로 파견했는데 그 과정에서 폭행사건, 외국환관리법위반, 不法포교활동으로 많은 일련정종 승려들이 처벌을 받고 강제퇴거, 출국명령, 입국금지조치를 당하였고 不法으로 일련정종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여 거점으로 사용하다가 폐쇄조치 되기도 했다. 부산과 경기도에서는 은밀히 연수원과 납골당을 지으려다 주민반발로 취소하는 등 적잖은 반대에도 직면 했었다. 이러한 그들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한국신도회의 연락사무소장이 이들과 결별하며 내부 비위를 폭로하면서부터다.
사진=(사)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겸 (사)독립유공자유족회 김삼열 회장.
대법원 판결로 민족단체가 거칠게 반발하는 가운데 구법신도회는 지난 1월18일 발행한 ‘일련신문’에 ‘법인을 설립하는 목적은 한국에 사찰을 건립해 승려를 상주시키려는 것’이고 ‘이러한 시설을 일본 본산에 헌납하는 것이 일본 일련정종의 대업 달성이다’라는 요지의 발표를 했다. 이에 대해 민족단체들은 ”식민지 시절 나라를 팔고 부귀영화를 누린 친일 앞잡이와 무엇이 다르냐“며 규탄했다.
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촉구했던 독립유공자유족회의 김삼열 회장은 지난 8일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데 사실이다. 내가 독립유공자유족회장을 27년째 하고 있는데 정말 가난하다. 자긍심과 자부심으로 가난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유족회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분노한다. 일본 불교 일련정종 예속단체로 활동했던 구법신도회가 백주에 대한민국 법인을 일본 전범집단에게 바치겠다고 공개한 것은 대한민국과 우리민족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무시하는 것인데, 법원이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구법신도회가 제기한 법인취소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대법원이 기각해 현재 법인 취소 효력이 유지되고 있고 소송이 진행중에 있음에도 이들은 ’사단법인 한국불교 일련정종‘으로 간판을 내걸고 선전하며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불교계에서도 감히 한국불교로 치장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기자를 만난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인 진관스님은 ”사법부의 판단에 앞서 국가도 나서야 한다“며 ”종교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일본이 벌인 태평양침략전쟁때 일련정종이 우리 민족에게 행한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서는 진심어린 반성과 참회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불교인권 위원회 공동대표 진관스님.
NCCK 총무를 역임한 김영주 목사도 ”종교의 자유는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일련정종은 일본제국주의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고 우리의 독립정신과 민족정신을 말살했다. 일련정종은 겸허한 자기반성부터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구법신도회는 일련정종과 동일하게 “일련정종이 전범 책임은 없고 오히려 피해자“라고 변명하는 등 반민족적, 반역사적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련정종 본산은 법인설립허가 후 문제가 발생하자 ‘구법신도회는 일련정종과 무관한 단체라고 밝혔다. 그리고 ’구법신도회도 일련정종과 무관하다’고 재판정에서 밝혔다. 그런데도 교묘히 포장해 한국불교 일련정종이라는 명칭으로 법인허가를 받고 대법원을 통과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파기환송심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독립유공자유족회 등 민족단체 수십여 곳은 구법신도회와 법원을 향한 규탄성명을 쏟아내면서 대규모 규탄집회와 법인허가 취소 서명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김 회장는 ”일본 일련정종 승려들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이용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신도들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도 일본 일련정종 승려들은 수시로 국내에 입국해 不法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부산의 모처에서 일련정종 승려들이 행사를 개최했는데 不法포교활동으로 관계기관에 적발됐고, 일부 신도가 기자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입건,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정세를 둘러싸고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하면서도 독도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는 등 행태는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 대한민국과 우리의 헌법에는 독립선열의 정신과 유족들의 고통이 서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진현 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