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측 “이서원, 범행 당시 몸도 못 가눠…피해 주장에 의문도”
동료 연예인 강제추행·흉기 협박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서원(21)의 첫 공판이 12일 열렸다. 사진=임준선 기자
12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서원 측의 소송대리인은 “당시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이서원의 DNA 등을 종합하면 사건에 대해 어떤 변명이나 부인은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사건 당시 상황을 살펴 보면 이상한 점이 많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서원은 지난 4월 8일 오전 2시께 함께 술을 마시던 동료 연예인 A 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이서원이 술에 취해 잠이 들자 A 씨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인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같은 날 오전 4시 40분께 B 씨가 사건 현장에 도착해 이서원을 깨우자, 화가 난 그가 흉기를 들고와 “죽여버리겠다”며 난동을 부렸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A 씨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는 것.
이서원 측은 “피고인은 술에 만취한 상태로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로 만취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면서 “피해자의 진술에서도 이서원이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고,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어난 뒤 또 다시 잠이 들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피고인이 강제추행을 하고 흉기를 들고 협박했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흉기 협박 부분에 대해서는 “B 씨와 이서원에게는 큰 상처가 났지만 (맞았다는) 피해자 A 씨에게는 어떠한 상처도 없다.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였기에 사건과 관련한 것은 피해자의 주장밖에 없는데, 그 주장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며 “이런 전체 사실관계가 먼저 명확하게 정리가 돼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재판에 참석한 이서원은 시종일관 시선을 내리깐 채 침묵을 지켰다. 법정 출입문이 열리고 사람이 들어올 때마다 긴장한 표정으로 쳐다 보기도 했다.
재판이 끝난 뒤 사건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으나 “진실되게 임했으며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만 짧게 밝혔다. 한편 이서원은 이 사건으로 지난 5월 KBS 2TV ‘뮤직뱅크’ MC와 촬영 중이던 tvN드라마 ‘어바웃타임’에서 하차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