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인 가족 주식 범죄 논란에 이승기 팬 여론 악화…이승기 최근 팬들에 이해 당부, 방송에서 “인생 2막” 언급도
이승기의 글은 잠잠하던 팬 여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며칠 뒤에는 이승기가 서울 종로구 성북동에 마련한 매매가 56억짜리 단독주택에 입주한 한 업체의 사내이사로 이다인이 등재된 사실까지 알려졌다. 결혼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승기의 팬들은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게시판 등을 통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승기와 이다인은 2020년 말 공통의 취미인 골프를 매개로 관계를 맺은 뒤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5월 강원도 강릉의 한 리조트에서 함께 여행 중인 모습이 관광객들에게 목격됐고, 인근 속초에 사는 이승기의 할머니 집을 나란히 방문한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면서 공식 커플이 됐다.
연예인들의 커플 탄생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이승기와 이다인의 경우는 시작부터 달랐다. 열애설이 터진 시기가 공교롭게도 이승기가 17년간 몸담았던 후크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1인 기획사 휴먼메이드 설립을 공표한 직후였기 때문이다.
이승기는 부친이 주도해 설립한 휴먼메이드를 통해 독자 활동을 시작했고, 비슷한 시기 성북동에 마련한 주택을 리모델링해 휴먼메이드 사무실로 사용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1인 기획사 설립을 공표하고 불과 며칠 뒤 이다인과의 열애설이 터지면서 즉각적인 위기 대응에 한계를 보였다. 입장 발표가 늦어지면서 진위를 궁금해 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커졌고, 그 과정에서 이승기는 다시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맺는 선택을 했다.
다소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이승기의 팬들은 이다인의 가족이 벌인 불법 주식 투자 범죄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다인은 배우 견미리의 딸로, 연기자 이유비까지 세 모녀는 모두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견미리의 남편이자 이다인의 양부인 사업가 이 아무개 씨는 A 사의 사내 이사로 재직하면서 주가를 의도적으로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견미리 역시 A 사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알려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이 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5억 원을 선고받았지만, 서울고법 형사2부는 1심과 달리 2019년 8월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즉각 항고해 현재 대법원까지 간 상태다.
이승기의 팬들이 이다인과의 교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유도 바로 부친이 벌인 경제 범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2심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엄연히 개미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힌 사건에 연루된 부모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이승기에게 고스란히 옮겨올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 더욱이 이승기는 데뷔 때부터 ‘바른 청년’ 이미지로 사랑받았고, KB국민은행 CF 모델로 오랫동안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팬들의 우려는 확산됐다.
열애설 직후 일부 팬들은 이승기의 성북동 주택 인근에서 트럭시위까지 벌였다. “그들(이다인 부친)은 너무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어”, “17년 공든 탑 이대로 버릴 겁니까. 빠른 결단밖에 없습니다” 등의 문구를 쓴 트럭으로 주택 인근을 돌면서 이승기와 이다인의 교제를 반대했다. 그 과정에서 해프닝도 생겼다. 팬 커뮤니티인 이승기 갤러리에서 ‘두 사람의 연애를 응원한다’는 내용의 팬 성명을 발표해 빠르게 기사화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해당 갤러리의 팬들은 “이승기의 사생활을 존중한다”면서도 “하지만 이승기와 전혀 관련 없는 사건으로 비난받아야 하는 만남을 지지할 팬들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승기와 이다인 커플은 2021년 8월 한 차례 결별설에 휘말렸다. 악화한 팬 여론에 밀려 결별했다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양측은 이에 입장을 내지 않았다. 소속사 측은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입을 닫았다. 이다인은 햇수로 2년째 연기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고, 이승기 역시 공개 연애 선언 이후 1년 동안 팬들과의 소통에는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 ‘써클 하우스’ 등 방송 활동으로만 대체했을 뿐이다.
그러다 이들 커플이 다시 연예계 화제로 떠오른 데는 이승기가 6월 5일 홈페이지에 쓴 글이 도화선이 됐다. 이승기는 “지난해 열애설 이후 어떠한 입장이나 신변 변화가 없기에 그 부분은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고 그럴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팬들이) 서운한 점이 있었다면 미안하다. 여러분을 다독거려 주고 싶다. 부디 나의 부족함을 탓하고 너그러이 이해해주길 바란다”라고 썼다. 열애를 인정하고 팬들의 반대 여론에 직면했을 때도, 결별설이 제기돼 궁금증이 제기됐을 때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던 이승기가 갑작스럽게 “이해”를 당부한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됐다.
팬덤을 의식해 쓴 이승기의 글은 결과적으로 결혼 임박설 재점화의 도화선이 됐다. 며칠 뒤 이승기의 성북동 건물에 입주한 한 회사의 사내이사로 이다인이 등재된 사실까지 알려지자 두 사람의 결혼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런 전망에 방점을 찍은 주인공은 또다시 이승기다.
12일 방송한 SBS ‘집사부일체’에서 이승기는 사부로 출연한 소설가 김영하로부터 ‘내 인생의 몇 페이지에 와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인생의 2막”을 언급했다. “옛날에는 나를 위해 살지 않았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한 이승기는 “이렇게 소설을 마무리 지으면 진짜 재미없는 소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책임감과 성취감으로 살았던 과거와 달리 새롭게 시작하는 “2막”은 자신을 위해 다른 방법으로 살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말이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