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크레페 전문점. 김치 크레페 피자크레페 등 새로운 메뉴로 ‘무장’했다. | ||
크레페는 90년대 초반 일본열도를 타고 들어와 반짝 인기를 누리다 6개월 만에 자취를 감췄었다. 창업전문가들은 당시 크레페의 주재료인 생크림이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릴랙싱 사업의 대표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찜질방도 화려한 컴백을 시도하는 대표적 업종. 90년대 중반 전국에 찜질 열풍을 일으켰던 찜질방은 2~3년 후 슬럼화되면서 대부분의 사업자가 폐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초대형 찜질방들이 등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 목욕용품점, 네일아트숍, 허브전문점, 침대청소업, 산소 카페 등도 한때 반짝 인기를 끌었다가 대중들의 관심에서 사라졌던 업종들이다.
창업시장을 빠르게 흡수해 가고 있는 패자부활 업종을 알아본다.
■크레페 전문점
일본에서는 대히트. 한국에서는 참패. 지난 10년간 크레페가 걸어 온 길이다. 크레페는 90년대 중반 가장 히트했던 길거리 패스트푸드 중 하나였지만 2~3년 후에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러다가 최근 대중화된 생크림을 등에 업고 하나 둘씩 새롭게 점포가 등장하고 있다.
아직은 유동인구 밀집지나 대형 쇼핑몰 입점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90년대 중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을 연상시킬 정도로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최근 새로 등장하고 있는 크레페 전문점의 특징은 메뉴를 다양화했다는 것. 참패한 경험이 있는 선배들을 교훈 삼아 생크림을 주메뉴로 유지하면서 김치크레페, 피자크레페 등 메뉴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크레페전문점은 3평 이상 공간만 확보되면 창업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크레페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료도 함께 파는 추세. 개설자금은 2천만원이내다.
산소방은 일본을 거쳐 지난 97년 국내에 들어왔지만 제대로 발도 뻗지 못하고 사라진 업종. 굳이 돈을 주지 않고도 취할 수 있다는 일반인들의 사고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서서히 사라져 간 대표적 업종이다. 하지만 최근 릴랙싱 사업이 창업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산소방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특히 지친 직장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으면서 산소방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산소방은 카페형 공간에 일회용 산소마스크를 설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쉴 수 있도록 했다. 창업비용은 4천만~6천만원선. 40평 규모가 적당하며 임대료는 별도.
■생라면전문점
97년 전후 일본식 우동, 생라면 붐이 일었다. 하지만 생라면과 초밥 등 일본풍이 강했던 생라면전문점은 손님에게 별 반응을 얻지 못하고 1~2년 뒤에 나온 우동전문점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렇게 사라진 생라면전문점이 최근 신토불이 옷을 입고 재등장해 눈길을 끈다.
신토불이 생라면의 특징은 한국적인 맛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 인스턴트 라면과 유사한, 얼큰한 국물맛을 선보이는가하면 부대메뉴도 사뭇 한국적이다. 김밥, 볶음밥, 만두, 떡라면 등 어느 분식점에서나 볼 수 있는 메뉴들이다. 입맛에 맞지 않아 ‘요절’했던 음식의 맛을 우리 입에 맞도록 개선한 게 컴백 성공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개설자금은 3천5백만원선. 점포 크기는 실평수 15평 이상. 마진은 70%선.
■반찬편의점
반찬편의점은 90년대 초 큰 인기를 모았던 업종. 프랜차이즈만 수십 개에 달할 정도였지만 1~2년 반짝 관심을 끌다가 사라져버렸다. 이후 오랫동안 시장통의 구멍가게형 반찬가게가 명맥을 유지해오다가 2~3년전부터 현대화된 반찬편의점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90년대 초 반찬체인점 요절의 가장 큰 요인은 소득수준과 라이프 스타일의 격차. 당시만 해도 바깥에서 반찬을 사먹는 일은 상당수 주부들에게 수치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은 일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맞벌이 가정이 가장 즐겨찾는 장소가 되고 있다. 점포 규모는 10~15평. 개설자금은 3천5백만원선.
■목욕용품점
97년 개최됐던 창업박람회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업종은 목욕용품전문점이었다. 현대적이고 깔끔하며, 향기까지 느껴지는 이 업종은 많은 여성 창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당연히 그해 중심가는 물론 주택가 골목까지 목욕용품전문점이 개업,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IMF 이후 목욕용품전문점 대다수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거의 대부분의 상품을 수입에 의존하던 목욕용품 체인업체들이 제품 공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 게다가 소득 수준이 격감하면서 고객들이 기호성 사치품에 가까운 목욕용품을 외면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화점, 아파트 단지 상가 등을 중심으로 보디용품점이 하나 둘씩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 아직은 고객폭이 좁다는 점. 중상류층을 타깃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 개설자금은 3천만원. 점포는 4~10평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