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5무5유 원칙’ 끝까지 지켜나갈지 ‘주목’
강원도 삼척에서 진행한 민선 8기 고양시의회 의원연수. (사진제공=고양시의회)
[고양=일요신문] 김창의 기자 = 고양시의회(의장 이윤승)가 민선 8기 첫 의원연수를 지난 12일 강원도 삼척으로 다녀온 가운데 관광 목적의 연수 프로그램을 거부하는 유의미한 움직임이 시의회 내부에서 나왔다.
고양시의회 소속 정의당 의원 4명(박소정, 박시동, 박한기, 장상화)은 이번 연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석회동굴 관람에 참여하지 않았다. 석회동굴 관람이 연수에 포함된 프로그램이었고 국내에서 진행한 행사였지만 시민의 세금을 관광 목적으로 쓰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민선 8기 고양시의회 정의당 시의원들은 지난달 말 개원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5무5유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다. 다섯 가지를 하지 않고 다섯 가지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뜻이다. 5무는 외유성 해외연수, 선심성 예산, 이권개입, 취업·인사청탁, 직무 관련 영리 목적 겸직 활동이고 5유는 표결실명제, 투명한 예산심사, 업무추진비 공개, 정례 의정보고․의정활동, 시민감사다.
고양시의회는 전체 33명 중 더불어민주당이 21명, 자유한국당이 8명, 정의당은 4명에 불과하다. 의장과 5개 상임위 역시 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의당이 첫 의원연수부터 치고 나가는 기세를 보이며 시민들의 기대를 사고 있다. 또한 5무5유의 약속을 끝까지 지켜나갈지도 큰 관심사다.
고양시의회는 지난 민선 7기 20회가 넘는 해외연수를 떠난 바 있다. 가깝게는 중국, 일본에서 호주, 러시아, 미국, 유럽 등지를 상임위 별로 연간 1회 이상 돌았다.
이 중 2015년 3월 27일부터 4월 7일간 10박 12일 일정으로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을 순회한 문화복지위원회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유명 관광지 방문이 연수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정은 하이파크, 버킹엄 궁전, 대영박물관 문화탐방,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 상젤리제 거리 탐방, 베르사유 궁전, 폼페이, 콜로세움, 두오모 성당 탐방 등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공식 일정으로 잡아놓은 현지 대학과 협동조합 등을 방문해서도 대상 기관의 담당자와 실무적인 토의나 의견교환이 있었다기보다 각 기관의 현황을 소개해 놓은 문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흔적이 보고서 구석구석에서 발견된다.
2017년 캐나다로 연수를 떠난 위원회는 몬트리올, 퀘벡, 토론토를 방문하고 마지막으로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청과 유람선을 타고 폭포를 체험하는 일정을 수행했다. 보고서에는 폭포와 같은 관광자원 개발이 필요하고 관광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연수 이후 해당 위원회에서 관광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한 의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위원실에도 문의해봤지만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해외연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해외연수가 사실상 관광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민선 7기 31명의 시의원 중 민선 8기에도 시민의 선택을 받은 의원은 9명이다. 33명의 의석 중 24명이 새로운 얼굴로 채워진 것이다. 이는 전과는 다른 시의회를 기대하는 시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있다.
일각에서 외유성 해외연수를 지양하자는 의견과 실효성 있는 연수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도 개별 시의원에 행보에 상당한 관심을 지니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고양시의회가 어떤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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