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퓨전떡볶이점 ‘시루와’를 운영하고 있는 김정옥씨. | ||
건대 앞 상권에 점포를 얻으려고 했지만 지하철역에서 이어지는 대로변 상권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웬만한 1층 점포는 권리금만 해도 2억원 가까이 된다. 이럴 때 생각할 수 있는 차선책이 B급 입지에 들어가는 방법이다. 창업에서는 얼마나 많이 버느냐보다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를 버느냐, 즉 투자 수익률이 더 중요하다. 때문에 B급 입지에서 성공한다면 적은 돈을 들이고 알찬 소득을 얻는 셈이다. 투자대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창업사례 분석을 통해 B급지 극복 전략을 3회에 걸쳐서 싣는다.
“오렌지와 떡볶이, 어떻게 보면 참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죠? 하지만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플이 B급지 극복에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의정부 망월사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퓨전떡볶이 전문점을 연 김정옥 사장(40)은 손님에게 오렌지 나눠주기 등 색다른 마케팅 전략으로 B급 입지를 극복한 케이스다. 17년간 간호사로 일했던 김 사장이 창업을 한 건 지난 4월. 간호사라는 직업 특성상 늦은 밤 귀가했던 김 사장은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아이와 좀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사업에 눈을 돌린 것.
창업에 앞서 김 사장은 입지선정과 업종선정에 가장 많은 고민을 했다. 먼저 주부가 할 수 있는 깔끔한 사업을 업종선정 1순위로 정했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시루와’라는 떡볶이 전문점을 알게 됐죠. 떡 안에 햄, 치즈 등 고명이 들어가 있어 맛도 색다르고 먹는 재미가 있더군요.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으로부터 충분히 관심을 끌 만한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업종을 퓨전떡볶이점으로 결정한 김 사장은 업종에 알맞은 입지를 찾아 나섰다. 의정부 내 거의 모든 지역 상권을 조사했지만 적은 창업비용으로 입맛에 맞는 입지를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역에서 대학교로 연결되는 동선에 점포를 구하고 싶었지만 쉽지가 않았습니다. 임대료 등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웬만한 입지에는 업종이 모두 들어선 상태라 잘못 들어 갔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결국 A급지에서는 약간 벗어났지만 교통편이 편하고 고객이 찾아오는 데 어렵지 않은 곳을 골랐다. 위치 상으로 보면 대로변이지만 전철역에서 대학으로 연결되는 동선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 일부러 길을 건너오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곳이다. 개업과 동시에 바로 홍보에 나섰다.
처음에는 대학 주변에서 오렌지와 전단지를 함께 돌려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떡볶이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오렌지가 왠지 일반 분식점과는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객의 발길을 끌어들인 것. 그 다음으로 전단지에 만화를 그려 넣어 내용전달을 보다 용이하게 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먼저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테이블 위에 사다리게임 용지를 제공했다. 손님이 주로 젊은 층이기 때문에 계산하는 사람을 정할 수도 있는 이 같은 서비스는 매우 호응이 좋았다. 엄마와 함께 오는 유치원, 초등학생들에게는 떡을 튀겨 서비스로 제공해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아이와 함께 온 젊은 주부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떡볶이 전문점이다 보니 너무 매운 음식만 취급해서 손님들이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래서 여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콩국수를 내고 있습니다. 주변에 사무실도 많이 있어서 직장인들도 많이 찾죠.”메뉴의 다양화가 김 사장의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이다. 또한 떡볶이만 주문하는 손님에게도 오이냉국을 제공해 뜨거운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문의] 시루와 02-694-4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