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청 전경
- 우수장학생 예산지원 중단, 자구책없는 장학회
- 이천시, 시의회, 시민장학회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비난
[이천=일요신문] 유인선기자= 경기 이천시(시장 엄태준)가 지역인재육성을 목적으로 2009년부터 추진해 온 우수장학생 장학금지원을 중단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이천시민장학회에 따르면 이천시는 관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 중 우수장학생(이처니언)을 선발해 3년간 장학금을 지급해 왔으나 이에 대한 예산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니언(ICHEONians)장학생’ 지원사업은 명문교육도시 조성과 우수인재 육성, 교육발전을 목적으로 이천시의 예산지원(4억5000만원)을 받아 (재)이천시민장학회에서 시행해오고 있는 장학생 선발제도.
이 제도는 관내 성적 우수학생들이 타 지역 고등학교로 빠져나가는 지역교육의 현실을 감안해 추진된 제도로 이천지역 고등학교 1학년 재학생으로 매년 1학기(6월)에 실시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우수득점학생 50명을 선발해 매학기 150만원, 년 300만원을 3년간 지급해 왔다.
이처니언 장학제도 시행이후 관내 중학교를 졸업하는 우수학생들의 외부유출이 감소됐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향상돼 우수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숫자도 증가해 지역사회의 인재 육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천시와 이천시민장학회는 지난 2015년 지방자치단체 출자· 출연기관으로 지정 고시되면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정관 개정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민선 7기를 맞아 예산지원중단 사태까지 발생하게 됐다.
이와 관련 이천시관계자는 “이천시의 미래를 위한 교육정책과 장학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해 중단하게 됐다”며 말을 아꼈다.
이천시민장학회는 지난8월2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우수장학생 선발의 건을 상정했으나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대해 시민들은 타 시. 군의 장학사업이 규모를 키우며 활성화되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이는 것으로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시민 A모씨는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잘 정착된 장학 사업에 대해 특별한사유 없이 장학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을 넘어 거의 독재 수준”이라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희망을 꺾는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학부모 K씨는 “시민들과 약속을 너무 쉽게 저버리는 것 아니냐, 시민의 입장에서 시장이 바뀔 때 마다 정책이 바뀐다면 누구를 믿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계획을 세울 수가 있겠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중요한건 전 시장이 하던 사업이나 현 시장이 진행하는 사업이 중요한게 아니라 앞으로 이천시를 빛내고 이끌어갈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는 정책으로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사태에 대해 이천시와 이천시의회, 이천시민장학회 모두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뒷짐지며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어 화를 불렀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절실하고 시급한 지역인재 육성사업 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의식이 결여된 장학회 이사들로 인해 순수한 장학사업의 기능이 상실됐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
시민단체 관계자는 “장학 사업은 정치적 이해나 해석으로 인해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될 일”이라며 “장학사업은 이천의 미래가 걸린 사업이기에 이천시와 시민장학회는 설립 취지와 목적이 퇴색되지 않도록 깊게 반성하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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