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벽’ 역시 높았다
일본의 런던타운이 코리아컵 대상경주에서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은 2016년 9월 1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컵 대상경주. 연합뉴스
출발 총성과 함께 청담도끼와 런던타운이 앞서 나갔다. 그 뒤를 포레스트레인저와 막시무스가 따랐고, 돌콩과 천지스톰, 클린업조이가 뒤를 이으며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펼쳐나갔다. 2코너를 돌고 건너편 직선주로에서 런던타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행을 나섰던 청담도끼를 쉽게 넘어가며 시동을 걸었다. 4코너 부근에서는 청담도끼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독주가 이어졌고,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전개하던 돌콩이 안쪽으로 파고들며 거리를 좁혀들었고, 천지스톰과 포레스트레인저, 막시무스도 스퍼트를 시작했다.
결국 런던타운이 압도적인 능력을 과시하며 15마신의 까마득한 차이로 골인했고, 안쪽에서 최적전개를 펼쳤던 돌콩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근 들어 가장 좋은 출발로 중위권에서 역투를 펼친 클린업조이(인기 8위)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3위를 기록했다. 런던타운과 복승식 3.5배를 기록하며 많은 인기를 모았던 국내산 챔피언 청담도끼는 초반에 힘을 쓰며 다소 무리한 선행을 나섰고, 중반에는 런던타운에게 선행을 빼앗기며 페이스가 흐트러졌던 것이 2위까지 내준 패인으로 보였다.
이번 코리아컵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돌콩의 2위 입상이었다. 런던타운의 괴력이야 작년에 이미 경험했기에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돌콩의 선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작년 10월 1등급경주에서 흥룡, 찬마, 테마등극 등 비교적 약체들을 상대로 겨우 2마신 이겼던 마필인데, 장기 휴양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8월 복귀전에서 2위마를 무려 8마신이나 따돌리는 압승을 거뒀고, 복병 정도로 평가된 이번 코리아컵에서는 당당히 2위를 기록한 것이다. 필자는 이것을 사이먼의 힘으로 본다.
올해 6월에 사이먼 마방으로 옮기면서 급격한 전력향상을 보였는데, 지난 번에도 밝혔듯이 많은 마필들이 사이먼 마방으로 이적한 후 전력 향상을 보인 바 있다. 돌콩도 그중 하나로 보는 게 타당하다. 능력 있는 외국인 조교사의 철저하고 합리적인 사양관리와 훈련방식으로 마필의 능력이 발전됐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도 사이먼 마방의 마필들은 좀더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지난 경주 복기로 본 다음 경주 관심마 데뷔무대서 아쉬운 2위…‘하바나찰리’ 잠재력 풍부 지난주는 대상경주와 특별경주가 다수 편성돼 있어서 다소 어수선하면서도 들뜬 분위기에서 경주가 진행됐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복승식 배당도 저배당에서 고배당까지 골고루 나오면서 베팅하는 팬들의 입장에선 흥미로운 한 주였다. 물론 적중하기는 더 힘들었다. 지난주 경주에서 선전한 마필들을 살펴본다. # [서-외4]하바나찰리(2세·암·1전0/1/0·강무웅·최용구 부:ADIOS CHARLIE 모:PAJAMA MAMA )=데뷔전에서 2위를 기록한 미국산 두 살짜리 신마로, 경주 내용이 매우 좋았고 발전기대치도 높아 다음 경주 베팅권 마필로 추천한다. 당일 인기순위 1위를 기록했는데, 주행검사 모습이 워낙 좋았고 1:01.3의 좋은 기록이 관심을 모은 결과였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늦발까지는 아니었지만 다소 둔한 출발을 보이며 중간그룹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선행은 1반 가온퀸과 3번 흥복드림이 나섰다. 두 마필이 나란히 앞서가는 상황에서 중반쯤에 하바나찰리가 상당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치고 나와 2위 그룹에 가세했다. 막판 결승선에서 가온퀸은 더욱 탄력적인 걸음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외곽에서 불리한 전개를 펼쳤던 하나바찰리도 끝까지 좋은 걸음을 유지하며 여유 있게 2위를 기록했다. 기록도 가온퀸이 59.9초였고, 하바나찰리가 1:00.4초로 호기록이었다. 만약 두 마필이 서로 게이트가 바뀌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혈통적 기대치도 높고, 데뷔전 결과도 필자의 예상을 뛰어넘었기에 다음 경주에서도 웬만한 편성에서는 입상이 유력해 보인다. # [서-국3]원더풀챔피언(3세·수·12전2/4/2·이장한·김순근 부:ADIOS CHARLIE 모:PAJAMA MAMA )=HRI(아일랜드 트로피) 특별경주에서 한 바퀴 내내 자리 잡지 못하고 외곽 질주를 펼친 끝에 4위에 그쳤는데, 다음 경주에서는 꼭 주목할 마필로 판단된다. 이 마필은 한동안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주춤하다 지난 4월 경주에서 우승하며 컨디션을 회복했었다. 이후 경주에서는 3연속 입상을 이어오다가 이번 특별경주에서 4위에 그쳤는데, 이번 경주가 3등급 승급전이었다. 편성도 데뷔 이후 가장 강했다. 12번 게이트였고, 모든 마필들이 출발을 잘했고, 선입권이 두텁게 형성되었기에 좋은 자리를 잡기가 어려웠다. 결국 시종일관 외곽으로 밀려나 불리한 전개를 펼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럼에도 막판에 역전을 노리며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아쉽게 4위에 그치긴 했지만 능력은 못하지 않다는 판단이 가능했다. 이 마필은 현재 3세 포입마로 부마와 모마가 이제 막 첫 자마를 배출한 신출내기라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혈통적 배합도 괜찮고 힘과 근성이 좋아 상위군의 장거리 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 [부-국6]영성스타(2세·암·1전0/0/1·김영순·최기홍 부:포리스트캠프, 모:파이어러츠댄서)=데뷔전에서 선행으로 최선을 다하고 3위에 그쳤으나, 필자의 기대보다 잘 뛰었기에 다음 출전 때에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주행검사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 인기 3위를 기록했지만, 필자는 인기마 두 마필이 한 수위인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도 최저배당으로 끝나긴 했지만, 영성스타의 끈기는 주목할 만했다. 초반에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행에 나섰고, 막판에도 덜미를 잡히긴 했지만, 탄력을 유지하는 걸음이었다. 2위마 원더풀라이언과의 차이도 목 하나에 불과했고, 4위마와는 6마신의 큰 차이를 보였다. 혈통적으로도 단거리 선행마로 평가돼 발전기대치는 높지 않다. 그러나, 데뷔전에서 기대이상의 능력을 보였고, 497㎏의 암말치고는 좋은 체구를 지녀 6등급에서는 언제든지 입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