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 주 모터바이크 주간 이슈
이번 주 모터바이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독일 쾰른입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모터사이클 쇼 중 하나인 인터모트INTERMOT때문입니다. 2년마다 10월 초순에 개최되는 이 행사는 독일에서는 가장 큰 모터바이크 쇼로 유럽에서도 대형 행사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한 달 후에 있을 이탈리아 밀라노 모터바이크 쇼인 에이크마EICMA에 앞서 신 모델을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인터모트 2018 포스터
재미있는 것은 인터모트INTERMOT가 10월에 그리고 에이크마EICMA가 11월에 열리니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어디에 먼저 물건을 내놓는 것이 유리한가 가늠하게 됩니다. 한 달 먼저 열리는 쾰른행 티켓을 끊어야 하나 조금 더 규모가 큰 밀라노를 선택해야 하나 말입니다.
쾰른에서 공개한다는 것은 소위 선빵을 날리는 거죠. 먼저 공개되면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정보가 먼저 풀리기 때문에 1달 후에 열리는 밀라노 쇼에서도 관심을 이어 갈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지역적 특수성도 더해집니다. BMW는 자국에서 열리는 행사이니 아무래도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고요, 스즈키는 일본 브랜드임에도 유럽 본사가 독일에 위치하고 있어 인터모트 쪽에 힘을 싣는 형국입니다. 반대로 이탈리아 브랜드인 두카티와 로마에 유럽 본사를 둔 혼다는 밀라노에 좀 더 집중합니다. 사족으로 야마하는 프랑스에 유럽 헤드쿼터가 있습니다.
스즈키 카타나 티저영상에서 공개된 앞모습
관심집중 스즈키 카타나
스즈키는 이번 쾰른 모터쇼에 스즈키 스포츠 네이키드의 전설 카타나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카타나는 1981년 데뷔해 8, 90년대에 큰 인기를 누린 스즈키의 대표적인 스포츠 네이키드 모델입니다. 네모난 헤드라이트와 뾰족한 얼굴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이 인상적이죠. 스즈키는 카타나 티저 영상도 공개하며 분위기를 한창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영상에서 슬쩍 보인 카타나는 오리지널 디자인을 기초로 현대적인 분위기를 더해 완성된 듯합니다.
사실 카타나의 등장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밀라노 모터쇼 첫째 날, 스즈키는 베일에 싸인 바이크를 끝내 공개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참다못한 사람들은 몰래 가림막을 올려보기도 했는데요, 당시 관계자들은 아주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주행 영상이 삽입되어 기대감이 높다. 티저영상 캡처
알고 보니 이탈리아 모터바이크 매거진과 프로젝트로 진행한 커스텀 원오프 빌드(양산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 목적에 맞춰 하나만 제작하는 커스텀 모델)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성 높은 디자인과 높은 완성도는 양산형 모델에 대한 기대를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일 년 여가 지나 지금, 스즈키는 바로 그 카타나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으니 과연 어떤 모델일지 기대됩니다.
모터쇼에 앞서 공개된 BMW R 1250 GS HP와 RT
BMW의 새로운 박서 엔진
BMW는 인터모트에 한발 앞서 업데이트된 신형 박서엔진을 얹은 플래그십 듀얼퍼퍼스 R 1250 GS HP와 고속 투어러 계열의 R 1250 RT를 공개했습니다. BWM모토라드의 상징과도 같은 박서엔진의 업데이트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신형 엔진의 가장 주요한 업데이트는 시프트캠 시스템의 적용입니다.
엔진 회전 수에 따라 자동적으로 캠샤프트가 변동되어 엔진의 출력에 관여하는 장치로 저속에서부터 고속까지 전 영역에 걸쳐 고른 토크를 발산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배기량이 소폭 상승하고(1254cc) 최대 출력이 136마력으로 전보다 11마력 상승했습니다.
시프트캠 방식을 적용한 신형 박서 엔진
엔진의 효율성을 높여 최대 출력을 높인 것은 물론 저속에서부터 최적화된 최대 출력이 나오기 때문에 오프로드 주파 능력과 컨트롤 성이 향상되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환경 규제에 발 빠른 대응으로 읽힐 수도 있고 경쟁자들에게 한발 앞서기 위한 회심의 카드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인터모트에 앞서 R 1250 GS와 R 1250 RT 공개되었기 때문에, 행사장에서는 이 두 모델로는 끝나지 않을 듯합니다. 새로운 R 1250 패밀리에서 누가 먼저 공개될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도전
최근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성장이 눈에 띕니다. 몇 년 전만 하더래도 버트 먼로 이야기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빼고 할 말이 없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만, 최근에는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가 하면, 아메리카 플랫트랙 레이스에 출전하며 우승을 거머쥐는 등 인디언 모터사이클 만의 색깔을 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치프나 로드마스터 등 대형 아메리칸 크루저 라인업은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하며 아메리칸 장르의 멋을 표현하고, 경량 크루저 스카우트 라인업을 확장하며 레이시 하면서도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열리는 커스텀 바이크 문화 축제인 글렘젝101에서 전시된 FTR750과 FTR1200 커스텀
지난해 출시되며 인기를 끌었던 스카우트 바버는 커스텀 바이크 스타일을 연출해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박력 있는 느낌으로 커스텀 팬들과 엔트리 라이더들까지 관심을 갖게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꽤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였죠.
FTR1200 티저 이미지
이번 인터모트에서는 FTR1200 공개가 예고되어있습니다. FTR1200은 경마장처럼 흙으로 된 오벌트랙을 질주하는 플랫트랙 레이서에서 영감을 받은 플랫트래커로, 지난해 아메리칸 프랫트랙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이스 머신 FTR750의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연출했습니다. 플랫 트래커 특유의 레이시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조된 FTR1200은 어떤 느낌일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790 플랫폼 확장
최근 KTM은 최상위 라인업인 1290과 엔트리 클래스 390의 간극을 메우는 790 라인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밀라노에서 데뷔한 790 듀크는 올 한해 KTM 팬들에게는 신선한 화제거리였는데요 꽤 가벼운 189kg 무게와 105마력 출력으로 790 듀크만의 세계관을 만들어가 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인증 문제로 출시가 지연되며 지난달에야 물량이 풀렸습니다만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KTM 790 어드벤처 R 프로토타입
지난해에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올해 양산 모델 공개가 유력한 790 어드벤처는 외형에서부터 랠리머신 분위기를 가득 담아내 듀얼퍼퍼스 팬과 랠리 팬들을 기대하게 합니다. 1290과 1090으로 구성된 대형 어드벤처 모델 사이에서 가벼운 무게와 날카로운 출력 특성으로 790 어드벤처 만의 색깔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쿼터 클래스 듀얼퍼퍼스인 390 어드벤처 공개 루머도 확인이 되는데요, 최근에 인터뷰한 신임 KTM 아시아 대표의 말에 따르면 390 어드벤처는 밀라노에서 공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790 어드벤처는 쾰른 쪽이 더 유력하지 않겠나 하는 예측해 봅니다.
이민우 월간 모터바이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