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개량 불법행위 놓고 업체 봐주기 의혹...‘준설토 농지 투기 문제없다’ 답변
창원시 진해구 가주동373번지에 버려지는 준설토 투기현장 모습
[경남=일요신문] 정민규기자 = 창원시 농지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업체의 주장을 근거로 민원에 대한 답변을 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을 늘어놓아 자질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농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농지는 정부가 농림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이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안전된 식량 확보를 할 목적에서다.
이에 농작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토지의 지력이 약해지면 농지개량을 목적으로 허가과정 없이 성토 또는 복토 등 개발행위를 할 수 있으나, 성토 높이가 2m이상, 석축작업, 인근 하천·농지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허가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농지 흙보다 월등한 양질의 토사를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다.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대방리 408번지 일원 농지에 일부만 개발행위허가를 받고 준설토를 마구 버렸다.
창원시는 관내에 일명 준설토(건설오니)가 농지에 무작위로 살포되고 있지만 이를 관리 감독하지 않아 업체봐주기를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준설토에 대한 개념이 정리되지 않아 심각한 행정누수를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준설토란 하천이나 바다의 바닥에 일정기간 쌓인 흙으로 공장이나 생활하수로 인해 중금속 등이 많아 폐기물 관련 법령에 의해 반드시 기준 이내의 흙으로 만들어 투기장 등에 버려야 한다.
준설이나 굴착공사에서 발생한 준설토의 투기는 오염물질의 재확산으로 이어져 토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2002년 실시한 준설토의 기초오염도 조사결과에서도 항만 준설토사는 대부분 유기물 및 영양염류 또는 중금속으로 오염돼 있는 것으로 해양수산부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매립지 굴착공사에서 발생한 준설토(건설오니)는 폐기물 관련법에 의해 탈수·건조 등 수분함량 85% 이하로 일반 흙과 5대5 비율로 사전처리를 한 후에 매립해야 한다.
건설오니가 불법으로 버려진 곳은 창원시 관내 두 곳으로 그 가운데 한곳은 진해구 가주동 373번지 일원 면적 5,000㎡ 전·답에 본지가 불법 농지개량으로 이미 지적한 곳이다.
진해구청은 원상회복 행정명령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지속적으로 농지개량 행위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아 ‘업체봐주기’ 의심을 피할 길이 없다.
이에 대한 진해구청 관계자는 “허가대상인지는 작업이 완료된 후 확인할 상황이다. 준설토는 토양시험성적서에 의해 적합하다”며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을 전했다.
2016년10월에는 강둑보다 현저하게 낮은 농지를 확인할 수 있다(자료=네이버)
또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대방리 408번지 일원 농지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흙(준설토)과 비산먼지 억제시설도 갖추지도 않은 상태여서 검은 아스콘 포장길을 회색으로 물들이기도 했다.
이곳은 예전에는 인근 하천보다 낮은 농지였지만 2m이상 흙을 성토해 명백한 불법개발 행위가 이뤄진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불법행위가 확연한데도 불구하고 일부는 개발행위 허가를 받았고. 일부는 받지 않았지만 별 문제가 없다는 창원시 의창구청의 입장이다.
의창구청 관계자는 “수시로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준설토는 토양시험성적서 상 전혀 문제가 없는 흙이며 농작물도 잘 자란다”며 “양질의 토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폐기물 관련 법보다는 농지법에 따라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를 지켜 본 지역민 A모씨는 “버릴 곳이 없는 준설토는 사토장에 주는 사토비가 일반 흙이 만원 정도라면 준설토는 3~4만원 정도의 사토비용을 받는다”며 “준설토 사토장을 운영하면 사업주는 하루 천만원에 육박하는 돈을 벌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창원시 공무원들의 낮은 전문성과 질 낮은 대민서비스는 창원시민의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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