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자회견 “탈핵 조례 제정하라”
제주녹색당이 17일 오전 9시 30분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제주녹색당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만의 독자적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향후 핵무기가 제주 바다에 기항할 수 없도록 탈핵 평화의 섬 조례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녹색당은 17일 오전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레이건호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폭발 사고 당시 구조작업을 하며 피폭됐다”며 “미국에서도 논란이 컸지만 피폭 정도에 대해 밝히지 않고 제주 바당에 기항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로 2기를 탑재한 미국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해 6일 간 제주에 머무른 바 있다.
이와 관련 녹색당은 “핵항모는 기름 방지를 위한 이중펜스를 두른 채 5500명의 승조원이 사용한 오수와 폐기물들을 제주에 내려놓고 떠났다”면서 “상황을 지켜보며 본능적으로 핵 위협을 느낀 주민 들이 방사능 오염수와 핵폐기물 위협에 대해 도에서 조사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지만 도청 관계자는 ”해군기지이고, 군사구역이어서 관여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도지사는 원자로 2기 핵항공모함 기항 소식을 도민들에게 왜 알리지 않았는지, 제주핵 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어떠한 사후 조치를 취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녹색당은 이어 “핵항모에서 폐기물과 오수를 수거한 업체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이를 폐기하고 정화하는지 공개하고, 관공서에 방사능 감지 장비와 인력이 확보됐었는지, 핵항모 기항에 따른 안전 대책팀을 구성했었는지, 해군과 어떤 부분을 협력했었는지 밝히라”고 말했다.
제주녹색당은 이어 미군 핵항공모함이 제주에 머무르는 동안 강정마을에서 벌어진 미군 승조원들의 행동에 대해 언급했다.
이들은 “국제관함식 직후 핵 항모 승조원 중 일부가 술에 취해 마을을 휘젓고 다녔고 반발하는 주민들에게 손 키스를 날리거나 언어적 성희롱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지앞을 지키던 국가 경찰은 이 모든 사태를 방조하고 불법 채증했고, 심지어 미군에게 항의하고 대치하는 과정의 주민들에게 폭력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의 섬으로 제주를 낙인찍을 때 블록체인 특구 조성을 졸라댈 것이 아니라 일본 고베시가 조례를 통해 ‘핵무기를 탑재한 군함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사례’처럼 제주만의 평화 비전을 똑똑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