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5급, 6급이라니” / 여주시 공직사회 술렁 “인맥 인사 vs 전문가 기용”... 혈세낭비 우려도
여주시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채용을 두고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여주시청.
[여주=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경기 여주시(시장 이항진)가 정규직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채용을 두고 여주시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여주시가 채용한 ‘임기제공무원’은 6급(팀장)과 5급(과장) 상당으로,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20~30년 근무해도 6급 팀장과 5급 과장을 달지 못하는데, 갓 들어온 사람이 팀장급이고 과장급이라니…”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여기에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경력에 대한 제대로 된 인사검증시스템이 없고, 또한 현재 근무하고 있는 임기제 공무원들과 직급에 대한 형평성과도 맞지 않아 코드인사(?) 인맥인사(?) 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여주시는 최근 행정자치부 예규 ‘지방공무원 인사분야 통합지침’ 및 ‘여주시 지방공무원 인사규칙’, ‘지방공무원법 제25조의5’ 등의 법령을 근거로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가급(5급 상당) 상임 정책보좌관과 나급(6급 상당) 공보분야 전문관을 채용했다.
공보분야 전문관 A씨는 홍보감사담당관 부서로 임용?배치됐고, 기획예산담당관 부서로 배치하려 했던 상임 정책보좌관 B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임용을 12월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여주시는 지난 5일 노동조합 및 단체교섭 관련 업무와 노동관계 법령, 노무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할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가급(5급 상당)의 노무전문관 채용을 공고, 이달 31일 면접을 앞두고 있다.
별정직 2명 채용 위해 조례개정 입법예고 ‘보은인사 논란’
여기에 여주시는 시장의 정책 결정 기능 보강과 의장의 의정보좌 수행을 위해 별정직 공무원 2명을 채용하기 위한 ‘여주시 행정기구와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11월4일까지 주민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개정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본청과 의회에 각 1명씩 2명의 6급 상당 별정직 공무원을 채용할 계획인데, 일각에선 혈세낭비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보은인사’를 하기 위한 조례개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예전에는 임기제 공무원 채용직급이 7급에서 9급 수준이었다”면서, “전문성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5급과 6급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기존 임기제공무원과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누구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하고 또 시험까지 봐서 들어와 20~30년을 근무해도 6급 팀장과 5급 과장 승진도 못하는데, 전문성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무시험으로 면접만 보고 5급, 6급 대우를 받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여주시 관계자는 “임기제 공무원 채용은 여주시인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되었고, 타 시군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면접은 공무원이 개입하지 않고, 외부인을 선정해 전문성을 기준으로 객관성 있게 선발했다. 시의회와도 협의된 사안으로 채용하는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기제 공무원에 대한 낙하산, 보은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선 혈세를 낭비하는 불필요한 인사제도라며 임기제에 대한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시민 A씨는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이 되겠다고 청춘을 희생하며 노력하고 있는데 여주시의 이번 특혜성 인사는 여주시민들을 분노케 하는 또 다른 적폐행위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여주시가 채용한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의 임기는 2년, 근무시간은 주 35시간으로 연봉은 가급(5급상당)이 5,075만3000원, 나급(6급 상당)은 4,204만3000원으로 정액급식비와 직급보조비, 시간외수당, 가족수당 등은 별도로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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