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국민은행이 로또 1백회를 맞이해 발표한 각종 자료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1등 당첨자 중 2명이 당첨금을 수령해가지 않았다는 것. 굴러 들어온 대박을 놓쳐버린 이 불운의 주인공들은 30회차 1등 당첨자(세전 당첨금 87억원)과 66회차 1등 당첨자(세전 당첨금 36억원). 이 두 사람은 총 1백23억원을 고스란히 공익기금으로 ‘반납’해 본의 아니게 좋은 일을 하게 됐다.
이 같은 미수령 1등 당첨금을 포함해 이제까지 당첨자가 찾아가지 않은 로또당첨금은 무려 7백7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수령해 가지 않은 당첨금은 5백10억여원, 올해 상반기에는 2백50억여원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약 2백50억원 정도의 미지급 당첨금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러 가지 뒷말도 나온다. 로또당첨금 지급기한이 3개월로 너무 짧을 뿐 아니라 미지급 당첨금은 모두 공익기금으로 환수되기 때문에 로또복권 담당자들이 적극적인 홍보노력을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금으로 환수하기 위해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차피 기금에 환수되더라도 공익에 쓰여지는 돈이지 그 돈이 국민은행의 수익은 아니지 않느냐”며 “지급시한을 늘리는 등 앞으로 미지급 당첨금 홍보에 대해서도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미지급 당첨금 대부분은 3등에서 5등 당첨금으로, 액수로는 1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해 상대적으로 로또구입자들의 관심이 적은 것이 사실. 하지만 결코 무시할 만큼 적은 액수는 아니다. 진정한 로또마니아라면 대박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알토란 같은 중소액 당첨금을 챙기는 일도 게을리해선 안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