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젯거리’에서 고객 마음 읽어라
▲ 고온의 스팀기를 이용해 이물질과 찌든 때를 제거하는 모습(위). 특수제작된 차량에 쇼핑카트를 넣고 자외선 살균작업을 하는 모습(아래). | ||
남들이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가지고 청소대행업에 뛰어든 정씨를 만나봤다.
오후 10시. 대형 할인점이 폐점을 준비하는 시간, 정씨와 그의 직원들은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청소대행업이 그렇듯 쇼핑 카트 청소 역시 고객이 없는 시간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쇼핑 카트 클리닝의 제1단계는 고온의 스팀을 이용한 살균작업이다. 주차장에 1천여 대의 쇼핑카트를 모아놓고 고온의 스팀 분사기로 찌든 때를 씻어낸다. 85도가 넘는 고온의 세정제가 고압으로 분사되기 때문에 1단계에서 대부분의 이물질과 찌든 때가 씻겨져 나간다.
스팀세척이 끝나고 나면 특수 제작된 자외선 차량에 쇼핑카트를 넣고 6분 이상 2단계 자외선 살균작업이 실시된다. 강력한 자외선을 투사하고 나면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99.9% 제거된다.
3단계는 은나노 코팅 작업이다. 청소가 완료된 카트를 우수한 항균력을 가진 은나노로 도포, 공기 중의 세균이 카트에 증식하는 것을 억제한다. 3단계 코팅 작업까지 마무리된 쇼핑 카트는 최소 3개월까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1천여 대의 카트가 3단계 작업까지 완료되는 시간은 다음날 오전 8시. 클리닝 비용은 카트 한 대당 3천5백원이다. 1일 평균 1천 대를 청소하고 있으니 하루 동안 3백5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셈이다.
그가 쇼핑 카트 클리닝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해 쇼핑 카트와 관련한 매스컴의 보도 때문이었다. 대형 할인점의 쇼핑 카트에 수억 마리의 세균이 득실거린다는 보도를 접하고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고.
“할인점에서 하는 청소란 단순히 카트 속 쓰레기를 치우거나 더러운 부분을 걸레로 닦는 정도입니다. 비 오는 날 매장 밖으로 쇼핑카트를 내놓는 것이 대청소이고요. 당장 깨끗해보일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슬어 오히려 더 지저분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대형 할인점에서는 카트 수리와 세척을 할 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어 5년을 주기로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실정이다. 그는 바로 이점을 놓치지 않았다.
‘카트를 새로 사는 것보다 싼 비용으로 유지보수를 해준다면 기업들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그는 서울시 실전창업스쿨에 등록, 이론적 지식을 쌓으면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했지만 전공이 회계학인 그에게 기계적인 문제는 커다란 벽이었다. 다양한 청소 기계들 중에서 카트 청소에 적합한 제품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청계천에서 몇 달간 살다시피 하면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카트 전용 청소기를 직접 제작, 3단계의 클리닝 과정을 개발했다.
특히 최종 단계인 은나노 코팅에 쓰이는 액체는 부산의 한 연구소와 접촉, 독점계약을 맺었다.
▲ '나노 세이브' 정일혁 사장 | ||
“고객들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유기농 채소와 몸에 좋은 음식물을 구입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담는 카트가 비위생적이라는데 관심을 두는 고객은 극히 드물어요. 음식뿐만이 아니라 카트에 타고 있는 아이들도 온갖 세균과 병원균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죠.”
살균 클리닝을 마친 카트 손잡이에 청결 스티커를 부착했더니 고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스티커가 부착된 쇼핑 카트만을 찾는 고객들도 생겨났다.
현재는 1회성 계약에서 연간 계약을 맺은 곳까지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한 상태다.
쇼핑 카트 클리닝 사업의 마진율은 70%선.
무점포로 차량운행비와 아르바이트생의 인건비만 투입되기 때문에 마진율이 비교적 높다고 한다.
‘쇼핑카트 클리닝’ 창업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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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기계 7백만원
자외선 살균 차량(1톤 트럭, 중고기준) 1천7백만원
은나노 기계, 세균배양기 1백만원
그 외 교육비, 소모품비
(자외선 청소복, 선글라스, 세정제 등) 1천5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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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천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