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마음 잡아야 ‘지갑’ 열린다
▲ 가족미용실 ‘키즈버즈’ 내부(위). 거울 앞에 애니메이션을 상영, 산만한 아이라도 쉽게 머리를 손질할 수 있다. | ||
세 시간 동안의 생일파티가 끝나자 김씨 부부는 그제서야 한숨을 돌렸다.
“저희 미용실은 단순히 머리만 손질하는 곳이 아니에요. 놀이터, 미니영화관, 카페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생일파티 등 각종 모임의 장소로도 제공됩니다. 또 아이가 어릴 때는 아빠 엄마가 맘 편히 머리 손질하기가 힘들잖아요. 저희 가게에서는 아이들이 즐겁게 2~3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부모님들이 오히려 더 좋아하시죠.”
주된 수익은 미용실에서 발생하지만 생일파티와 같은 행사가 있으면 카페수익이 미용실 수익을 훌쩍 넘기도 한다.
“아기들은 돌이 지나고 나면 미용실에서 머리 깎기를 두려워해요. 낯선 환경과 낯선 소리, 특히 이발기의 진동 등에 겁을 먹고 울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미용실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죠.”
남편이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면서 키즈 미용실이 부부의 창업 아이템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체는 창업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개설비용은 2억원이 넘었고 로열티도 매월 평당 15만원씩 지불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명 키즈 미용실을 벤치마킹해 독립점포를 열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자신도 아이를 둔 엄마인데다 간호사 출신으로 아이와 부모를 대하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 전반적인 운영은 김씨가 맡기로 하고, 남편 유씨는 시각디자이너의 경력을 살려 매장 인테리어와 홈페이지 관리 등을 맡았다. 헤어 디자이너는 아이를 좋아하는, 10년 이상의 경력자로 뽑았다.
점포 입지는 젊은 엄마들이 많이 모여 사는 신도시 상권이 적합하다고 판단, 경기도 부천시 상동으로 결정하고 5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지난해 8월, 어린이 미용실 ‘키즈버즈’를 오픈했다.
미용실 의자는 원색의 자동차 모양으로 만들었고 거울 앞의 모니터에서는 만화영화를 상영해 아이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머리를 쉽게 손질할 수 있도록 했다. 미용실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는 엄마들의 모임 장소로도 활용되는데, 특히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생일파티가 많다.
▲ 생일파티 이벤트 모습. | ||
키즈버즈는 별다른 홍보가 없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고정고객이 상당한 편이다. 서울 인천 일산 등에서 찾아오는 단골 고객들의 수도 꽤 많다.
남편 유씨는 “홈페이지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젊은 엄마들은 인터넷 검색이 기본이기 때문”이라며 “미용실 전경과 미용가격, 생일파티사진, 다양한 이벤트 진행 등 꾸준한 홈페이지 관리가 신규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키즈버즈는 이제 그 대상을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가족 전체로 확대하고 있다. “어린이 고객만으로는 수익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요. 아이 머리도 손질하면서 아빠 엄마의 머리도 손질할 수 있는, 즉 가족 전체의 헤어스타일을 관리할 수 있는 미용실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수준 높은 헤어 디자이너의 영입, 성인의 파마상품 이용시 동반자녀 시설 무료이용, 스낵무료쿠폰 배포, 다양한 서적을 비치한 북카페 운용 등의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다. 올해 5월에는 충북 청주에 프랜차이즈 가맹1호점도 개설했다.
김씨는 “어린이 고객을 중심으로 한 가족미용실은 초기 개설비용의 부담이 크긴 하지만,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거의 없고 마진이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창업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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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비 1천만원
인테리어
(가족미용실, 실내놀이터,
미니영화관, 카페테리아) 1억2천5백만원
판매물품, 홍보비용 1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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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억4천5백만원 (45평기준, 점포비용 제외)
◆월 평균매출 1천만원선
◆마진율 60%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