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해 10년 직장 박차고 나왔죠”
▲ 서울 성수동 ‘해물밥상’에서 손님들이 식사하고 있다. 주인 김영성씨는 10년 직장생활을 접고 해물전문점을 창업했다. | ||
“제 업무나 직장생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선배들의 행로를 보니 직장생활을 통해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더군요. 퇴직 후 40~50대에 창업을 하고 뒤늦게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요. 그래서 남들보다 좀 더 일찍 시작해 보자고 마음먹었죠.”
평소 음식점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서울시 실전창업스쿨의 야간 강좌에 등록, 이론적 지식부터 쌓기 시작했다. 그리고 교육이 끝날 무렵 그는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음식점을 차리겠다고 하니 아내를 비롯해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했습니다. 잘 다니고 있는 직장을 왜 관두냐고요. 정말 하고 싶다면 투잡(two job)으로 해보라고 설득을 하기도 했었죠.”
그는 음식점 운영의 경험이 없는데다 직장과 병행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끝내 직장을 그만뒀다. 그리고 창업 강좌의 일환으로 찾은 서초동의 유명한 해물구이전문점을 보고 아이템을 결정했다.
“고깃집을 해 볼까도 싶었지만 이미 공급 과잉상태였어요. 대형 매장이 아니면 손님을 끌기가 힘들죠. 반면, 해물은 식사손님과 술손님을 동시에 끌어들일 수 있는 데다 규모가 아니라 맛이 더 중요하죠. 주변을 조사해 보니 마침 경쟁력 있는 해물 전문점은 없더라고요. 신선한 재료만 공급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장모가 대학 후문에서 운영하던 조그만 음식점을 정리하고 그를 돕기로 하면서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점포 입지는 창업비용에 맞춰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로 정해놓고 중개업소를 찾아다녔다. 발품을 부지런히 판 결과 1층 15평 규모의 호프집을 권리금 포함, 3천5백만원에 계약할 수 있었다. 인테리어는 친구에게 맡겨 2천만원에 끝내고 상호와 메뉴판은 전문 업체에 의뢰했다. 그릇, 주방시설, 비품 등도 직접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곳을 비교, 싼 비용으로 샀다.
장모가 주방을 전담하기로 했지만 운영자인 자신도 기본적인 요리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전문가로부터 해물 요리법도 전수받았다.
8개월간의 준비가 끝나고 가게 문을 연 첫날부터 손님들은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곳은 주택상권이긴 하지만 주변에 공장이 많아 근로자들도 많습니다. 오전에는 야간작업을 끝내고 퇴근길에 술 한잔하는 손님, 낮에는 점심식사를 위한 직장인들과 주부모임, 저녁에는 직장인들의 회식, 가족모임 등 잠시도 쉴 틈이 없더군요.”
오픈 행사로 뿌렸던 5천원 할인쿠폰과 점심때 4명이 방문하면 1명은 음식값을 받지 않는 행사에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는 가격을 주변 음식점에 비해 1천원 정도 비싸게 받는 대신 반찬의 가짓수를 늘리고 질을 높이는 차별화 전략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다른 가게와 비교하며 가격에 불만을 표시하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음식 맛을 칭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특히 가격이 5천원인 해물뚝배기는 푸짐한 양으로 점심 메뉴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그는 꾸준한 손님 몰이를 위해 주변의 공장 종업원과 주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이고 주기적인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양말을 대량 구입해 전단지와 함께 나눠주기도 하고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으로 주변 상가, 특히 부동산과 미용실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주택가 상권에서는 주부들의 입소문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이죠. 그래서 주부들이 자주 이용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미용실을 그들만큼 저 역시 자주 드나들었죠.”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한번 방문했던 주부들의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났다.
그는 고객의 성향에 따라 최근 새로운 메뉴도 추가했다. 해물을 손으로 까고 발라먹는 것을 귀찮아하는 남성 고객들을 위해서는 젓가락만을 사용하는 ‘낙지해물찜’을,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해물볶음밥과 해물떡볶이를 내놓았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다.
가게를 운영한 지 6개월에 접어들면서 들쑥날쑥하던 매출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해물은 여름철이 비수기인데도 별다른 문제없이 잘 견뎌냈다”며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1년 동안의 운영 성과를 지켜본 후에 프랜차이즈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창업비용 (15평 기준)
점포비용 3천5백만원 (권리금 포함)
인테리어 2천만원 (간판, 집기, 시설 포함)
그 외 음식 전수비용, 초도물품비용 1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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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천5백만원
◆일평균매출 40만~50만원 ◆마진율 5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