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웠다 뺐다 노는 동안 창의력이 쑥쑥
최근 이런 학부모들이 창의력과 사고력을 우선하는 입시제도의 영향으로 ‘재미와 흥미를 통한 교육’인 에듀테인먼트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의 각종 교구들을 이용해 ‘놀면서 공부하는’ 강좌에는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다.
이런 점에 착안,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조립식 블록 완구를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이 있다. ‘재미와 학습 효과’, ‘학부모와 어린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아이링크’ 전동인 사장(44)을 만나봤다.
‘피라미드 모양의 정사면체, 둥근 공 모양의 부풀린 이십면체, 헬리콥터, 거북선, 피라미드, 이글루, 태권브이, 에펠탑’
그의 사무실에는 조립식 블록 완구로 만든 다양한 모형들이 가득하다. 모형은 크기가 주먹만한 조그만 것부터 성인의 키를 훌쩍 넘어서는 것까지 각양각색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지만, 재료의 특성상 정교한 작품의 제작도 가능해 어른들의 관심도 높습니다. 태권브이 모형은 완성하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죠. 사용된 파이프와 커넥터수만 해도 1천여 개가 넘어갑니다. 전시회에 내놓으면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죠.”
플라스틱 제품 생산업체에 15년 이상 몸담았던 전씨는 우연한 기회에 어린이 완구 제작을 결심하게 됐다고.
“가족 동반 모임에서 아이들의 놀이도구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사업아이템이 떠올랐습니다. 함께 얘기를 나눴던 유대열 전무(44)가 상암 월드컵 경기장 지붕설계에 참가했었는데, 그 연결 구조를 쉽게 풀어 어린이 놀이도구에 접목하면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하더군요. 플라스틱은 제가 전문이니, 의기투합해 사업을 추진했죠.”
그들은 우선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뒀다. 하지만 재료 개발이 쉽지 않았다. 이미 나와 있는 제품들은 조립과 결합은 손쉬우나, 재료가 무거워 만들어 놓은 제품의 형태가 쉽게 변형됐다.
그들은 소재를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선택하되 여러 가지 모양으로 바꾸어도 쉽게 부러지지 않도록 내구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1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야 조립식 블록 완구의 핵심인 연결 커넥터 개발에 성공을 거뒀다.
“입체 도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파이프와 봉을 연결하는 커넥터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커넥터는 유연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가져야하는 복합적인 특성을 요구하죠. 백만번 이상 사용해도 부러지지 않는 커넥터를 만드는 데만 1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커넥터의 개발이 완료되면서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전씨는 지난 4월, 서울시 실전창업스쿨에 등록해 자금의 문제와 운영상의 어려움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는 기본적인 창업 교육부터 사업 추진 방법, 디자인과 유통, 자금까지 원스톱으로 지원을 받았다.
완성된 제품은 유아교육전시회를 통해 일반인에게 처음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다. 전시회에는 기본적인 입체 도형 외에도 피라미드, 이글루, 태권브이 등이 전시되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집, 유치원과 특수학교 교사들은 사용하고 있는 기존의 제품과 교체하고 싶다며 상담을 문의하기도 했다. 수출과 관련한 상담도 잇달았다.
커넥터와 연결환봉, 연결파이프로 구성된 블록 완구는 기본 2백65조각부터 7백20조각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2백65조각 기본형이 4만2천5백원. 구성된 조각 수에 따라 정사면체부터 정이십면체까지 다양한 입체도형을 구성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블록 완구가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중고생들의 학습도구로, 노인들의 치매를 예방하는 도구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창의력 개발을 위해 점차 그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아이링크의 제품은 국내의 한 공단에서 주문 생산되고 있는데, 그는 원가가 다소 높더라도 국내 생산을 고집한다.
“완제품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제품은 확실히 견고성이 뛰어나죠. 내 아이가 사용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나라에 맡길 수가 없어요.”
앞으로 홈쇼핑과 할인점을 통해 본격적인 판매가 이루어질 예정이지만 그는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그는 세계완구박람회에 출전해 세계의 제품들과 당당히 겨루어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창업강좌 정보] 2006 창업시장의 블루오션
은평소상공인센터에서 11월24일 ‘2006년 창업시장의 블루오션’ 강좌를 개최한다.
기존의 경쟁이 치열한 창업아이템이 아닌 도입기에 들어선 신업태를 중심으로 한 아이템과 일본의 유망창업아이템이 소개되고 동경프랜차이즈박람회 동영상자료도 상영될 예정이다. 참가비는 무료.
▶일시 : 2005. 11. 24(목) 10:00~13:00
▶장소 : 은평문화예술회관
▶참가인원 : 1백20명
▶신청 : 은평소상공인지원센터(전화 02)385-9572)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