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주택소유 집중은 집 없는 서민들의 삶을 불안하게 만든다. 지난 11월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주택소유 통계에 따르면 집을 두 채 이상 소유한 사람은 212만 명으로 작년보다 14만 명이나 늘었다. 또 주택소유자 10명 중 7명은 소유주택의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이 1억 원 이상 오른 사람만 104만 명에 이른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회복을 위해 갖가지 규제를 풀어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폈다. 한국은행은 정부정책과 보조를 맞춰 기준금리를 5차례나 낮춰 사상 최저수준인 1.25%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시중에 부동자금이 1100조 원을 넘어 주택시장을 가열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주택가격의 상승이 본격화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작년 말보다 6.0% 상승하여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전세를 안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만연했다.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보유세 강화, 건축규제 강화, 은행대출 제한 등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화정책을 폈다. 주택시장은 일단 안정세를 찾았다. 그러나 주택소유의 양극화는 엎지른 물이다. 특히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면 세금혜택을 주는 주택임대정책이 주택소유 양극화를 부추겼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도 포용국가 건설과 거리가 멀다. 지난 3분기 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은 작년보다 22.6%나 줄고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5.52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정부가 아무리 예산을 투입하여 하위 계층의 소득을 늘리려 해도 역효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월 9일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우리 경제는 성장할수록 부의 불평등이 심화했고 기업은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하고 공정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경제의 체질이 허약해 공정경제 정책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산업붕괴를 재촉할 가능성이 있다.
포용국가 건설을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금융시장의 발전이다. 금융시장은 기업에게 투자자금을 제공하여 경제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정부의 경제정책도 바꿔야 한다. 경제가 성장을 못하고 일자리가 없으면 포용국가는 허구다. 정부는 신산업을 발굴하고 기업을 일으켜 경제성장률부터 높여야 한다. 다음 공정경제 정책과 부동산 안정화정책을 펴 부당한 부의 집중을 막아야 한다. 또 필요에 따라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펴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전 고려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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