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자식을 ‘금쪽’같이 보라
▲ 아이와 ‘놀이’를 하고 있는 ‘부모마음’ 베이비시터. | ||
“아이의 존재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바로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죠.”
박 사장은 베이비시터 파견 사업을 하는 사람답게 아이 얘기만 나오면 벌써 행복한 표정이다. 하지만 그는 손주를 직접 돌보는 할머니가 아니다. 외손녀의 육아를 매정하게 뿌리친 할머니다.
“남은 인생을 아이를 키우면서 보내기는 싫었어요. 요즘 저를 비롯한 또래의 할머니들이 모이면 다들 비슷한 얘기를 해요. 그때 번뜩 떠오른 것이 바로 육아사업이었습니다.”
그는 자녀들을 통해서 젊은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이 육아에 있음을 알았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사도우미, 학습도우미가 아닌 바로 육아도우미였다. 박 사장은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베이비시터가 아이들을 돌본다면 일하는 엄마들이 걱정 없이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곧바로 각종 단체의 육아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기존의 교육은 이론으로 끝나버리는 수준이었고 젊은 엄마들을 만족시킬 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그는 여러 아동서적과 전문가들을 동원해 실생활에 적용이 가능한 교육과정을 직접 만들었다.
“조그만 사무실을 마련해 맞춤 보모 교육을 실시했어요. 하지만 홍보가 어려워 수강자를 모집하는데 한계가 있더군요. 고민 끝에 가까운 경기도 고양시 여성개발센터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본 여성개발센터조차 아이를 돌보는 데 무슨 전문 교육까지 필요하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대 직장 여성들의 생활 패턴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식사는 밖에서 해결하고 청소도 일주일에 한두 번이죠. 하지만 육아는 누구도 대신해 줄 사람이 없어요. 그렇다고 대충할 문제도 아니죠. 값비싼 놀이방, 탁아방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대개 육아를 쉽게 생각하지만 부모들은 나보다 더 잘 키워줄 사람을 찾습니다. 따라서 체계적인 교육은 필수조건이죠.”
시범 강의가 좋은 반응을 보이자 맞춤 보육 프로그램은 고정 강의로 등록됐다. 지금은 고양 여성인력개발센터를 비롯해 10개 센터에 강좌가 추가로 개설된 상태다. 베이비시터들은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하는 15시간에서 80시간의 체계적인 교육을 이수해야만 실전에서 일을 할 수 있다.
시터 지망생들은 대부분 40~50대의 여성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학력의 중산층 여성들인데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고민하는 주부들이다. 박 사장은 “40~50대 주부들은 기본적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만 10년에서 20년 이전의 육아 경험이 전부이기 때문에 젊은 주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래서 더욱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학력, 중산층 여성들이 베이비시터를 선호하는 이유는 다른 일과는 달리 집안에 직접 들어가 일하기 때문에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베이비시터 교육은 일반적인 이론교육에서 아기 돌보기, 동화구연 및 독서지도교육, 각종 놀이 등으로 다양하게 실시되는데 가장 빠른 속성과정이 최소 일주일이다. 고급 과정은 80시간까지 진행된다. 교육을 완료한 시터는 연령별로 다르게 투입된다. 신생아에서 만 36개월의 아이는 40대가, 만 3세 이상의 아이는 20대 중반에서 30대의 젊은 베이비시터를 투입한다. 물론 엄마들의 요구사항도 충분히 반영한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36개월까지는 정서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때 아이를 아무에게나 맡기면 큰일납니다.”
부모마음의 채용과정은 아주 까다롭다. 신원은 물론 건강상태까지 꼼꼼히 점검한다. 또한 아이와 오랜 시간을 보내야하는 베이비시터는 반드시 사투리가 아닌 표준말을 써야 한다.
“베이비시터의 일은 육아에만 한정됩니다. 주고객이 36개월 미만의 영아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아기로부터 잠시라도 눈을 떼면 어떠한 위험상황이 생길지 몰라요. 아이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가사 도우미의 역할은 배제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인 엄마들도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고요.”
현재 부모마음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문 베이비시터는 3천7백여 명, 등록된 회원수는 3천8백여 명이다. 이중 회원의 20% 정도가 현재 베이비시터를 쓰고 있다. 베이비시터 급료는 시간당 4천원에서 5천원선이며 종일 일할 경우 한 달에 80만~1백20만원 정도의 비용이 예상된다. 서울, 경기지역에만 12개의 직영점과 가맹점이 개설된 상태다. 가맹점은 독립된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각각의 매출은 박 사장도 알 수 없지만 직접 운영하고 있는 본점의 경우 월 매출은 4천만∼5천만원 정도다. 지점 개설비용은 1천5백만원, 로열티는 1년에 20만원.
[부모마음 창업비용]
개설비용 1천5백만원 (가맹비포함, 점포비용 제외)
로열티 연간 20만원
총 1천5백20만원
주 수입원: 시터 파견 수수료 (시터 이용 요금의 20% 수준)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