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곧 나의 거울’ 구매심리 정복
▲ 등산용품 전문점 ‘에델바이스’ 내부 모습. 운영자 주응탁 씨의 아내 한은아 씨도 매장에서 판매를 돕고 있다. | ||
주응탁 씨는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 등산 마니아다. 그의 창업 동기는 간단하다. 가장 즐기는 취미를 직업으로 가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부근에 등산용품 판매점을 열었다. 그런데 웬걸, 매장을 지키고 있어야 하니 오히려 산행의 횟수가 줄어들었다.
“주말 3일을 산에서 보냈는데 지금은 토요일 하루로 만족해야 합니다. 아쉽죠. 하지만 최신 등산 장비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고 예전에는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다양한 신제품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는 등산로 부근이 아닌 아파트가 밀집한 시내 한가운데에 점포를 개설했다.
“등산로 입구는 점포비용이 시내보다 싸요. 그러나 관련 브랜드의 상당수가 입점해 가격 경쟁이 치열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등산을 가기 전 미리 필요한 장비를 준비해 둔다는 점을 감안해 집에서 가깝고 편의성이 좋은 시내를 택했던 것.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개업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평일 낮에는 주부와 외근 나온 직장인들이, 저녁에는 퇴근길의 직장인들이 줄을 이었다.
그는 등산학교에서 배운 전문 지식과 수많은 산행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판매에 적용하고 있는데 고객의 반응이 좋다. 특히 초보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 어떤 것인지 자문을 많이 구한다고. 그의 친절한 설명은 당장이 아니더라도 결국 구매로 이어지는 비결이다. 그는 색상과 디자인, 가격 등의 기준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기능의 제품을 우선 선택할 것을 조언한다.
“기능성 제품은 평상시에는 그 기능을 알 수 없어요. 위급한 상황에서 톡톡히 진가를 발휘하죠. 단 한 번일지라도 산에서의 위기 상황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가급적 우수한 기능의 옷과 장비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그 역시 처음에는 싼 맛에 끌려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통해 등산 용품을 샀다. 산에서 갑자기 내린 비에 옷이 흠뻑 젖고 체온이 내려가는 등 큰 고생을 하고 나서야 기능성 제품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싸다고 샀던 물건들은 모두 지인에게 나눠주고 의류와 장비를 다시 샀다. 그의 매장에는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제품은 중가의 국산과 고가의 프랑스 수입산을 함께 취급하고 있는데 매출의 상당 부분이 수입품 판매를 통해 이뤄진다. 국내 제품과 수입품의 판매 비율은 3 대 7 정도다.
“5년 이상의 등산 경력자라면 모든 장비를 다 갖추고 있어요. 하지만 의류와 소품 등은 디자인이 해마다 바뀌고 유행이 달라지기 때문에 꾸준한 매출이 발생합니다.” 스틱, 선글라스, 가벼운 티셔츠 등은 선물용으로도 많이 나간다.
가입한 산악회를 통해서도 매출이 발생한다. 그는 “영업을 위한 의도적인 산악회 가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의도적으로 여러 산악회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회원들이 좋아하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에델바이스 분당점은 위탁 경영 체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2억 원 상당의 등산용품을 전량 본사에서 공급해준다. 대리점주는 물품 구매와 재고에 대한 부담이 없는 셈이다. 제품 입고는 본사의 재고 관리 시스템에 따라 매일 이뤄진다. 점주의 필요에 따라 유동적인 조절도 가능하다. 그는 선글라스 등의 소품과 암벽 관련 장비는 직접 사들인다.
주 씨는 “위탁 경영이라 할지라도 운영자의 자세에 따라 수익은 천차만별”이라며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손님에게 제공되는 증정품을 비롯해 카드 수수료, 포인트 적립, 이월 상품 할인 판매 등의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자칫하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도 있어 매출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업비용은 3억 원 정도 들었다. 일반적으로 1억 원 안팎이면 창업이 가능하지만 그는 고가의 암벽 등반 장비를 추가로 구입해 비용이 좀 더 들었다고. 월 평균 매출은 5000만 원, 성수기에는 1억 원까지 매출이 발생한다.
[창업 비용] (30평 기준)
현금 담보: 3000만 원
인테리어 비용 : 8000만 원
증정품, 전단지 등 광고비 : 2000만 원
암벽 등반 장비 등 추가 물품 구입비용 외 : 1억 70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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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3억 원
월 평균 매출 : 5000만 원 (매출의 35% 정도가 점주의 수익분)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