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만 살피면 블루오션 보인다
▲ 큰옷 전문점 ‘크레빅’ 매장 전경. 한경숙 씨(왼쪽)가 손님들에게 의상을 추천해주고 있다. | ||
한 씨가 운영하는 옷가게에는 화려한 색상과 다양한 디자인의 옷들이 전시돼 있다. 마네킹이 입은 옷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매장에 발을 들여놓지만 평범한 체격의 고객들은 빈손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는 88사이즈 이상의 빅 사이즈 의류만 팔기 때문이다. 88사이즈 이하의 옷은 취급하지 않는다. 상의는 88사이즈부터 120사이즈까지 하의는 허리 32인치부터 40인치까지 캐주얼과 정장 등 다양한 종류의 빅 사이즈 제품을 갖추고 있다.
“누구나 예쁘고 유행하는 디자인의 옷을 입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체형이 큰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시중에서는 빅 사이즈의 예쁜 옷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대부분 디자인 보다는 크기만을 중시하거든요.”
크레빅은 일반 기성복과 다름없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갖추고 있어 체형이 큰 여성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멋스러운 레이어드 스타일(겹쳐입기)의 니트와 날씬해 보이는 폴리 쉬폰 소재의 블라우스 원피스 등이 인기가 많다. 체형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행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대부분은 어두운 색상과 시선을 분할하는 착시 효과의 옷을 선택하지만 일부 고객은 오히려 화사하고 과감한 스타일의 옷을 찾기도 한다고.
원단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기성복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조금 다른 소재를 쓰고 있다. 청바지를 비롯한 대부분의 바지에는 스판 기능을 가미해 신축성을 높였고 상의는 통풍과 땀 흡수가 잘되는 원단으로 만든다. 뚱뚱한 사람들은 대부분 몸에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이다. 특수 소재와 일반 기성복보다는 많은 원단을 사용하지만 가격은 중저가 수준. 티셔츠 한 장은 1만~2만 원, 블라우스와 바지의 가격은 5만~6만 원 선이다. 자켓은 10만 원, 정장 한 벌의 값은 14만 원 내외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 연령 대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편이다.
“젊은층은 인터넷 구매에 익숙하지만 중장년층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아무래도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죠. 요즘은 10~20대의 젊은 고객도 많이 늘었어요. 화면에서 보는 것과 직접 상품을 받았을 때 느낌이 다를 수 있거든요. 매장에서는 눈으로 제품을 확인하고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좋아합니다.”
티셔츠와 같은 단품을 사러 왔다가 추가로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 빅 사이즈 의류는 코디가 가능한 제품을 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사이즈가 맞는 옷,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옷이라면 대부분 가격을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구입하는 편이다.
크레빅 신포점의 고객은 80% 이상이 단골이다.
한 씨는 “한 달에 두 번 이상 방문하는 고객, 한꺼번에 30만~40만 원의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 등 매출의 상당 부분은 충성고객을 통해 발생한다”고 말한다.
또 “큰옷 전문점의 운영자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배와 엉덩이, 팔뚝 등 고객이 가리고 싶어 하는 부위를 고객이 말하기 전에 파악해 체형에 맞는 의류를 추천하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레빅은 보증금 2000만 원, 초도물품 구입비 2000만 원, 가맹비 300만 원 등 15평 기준 창업비용이 6500만 원 정도다. 대리점은 위탁 판매 방식으로 운영되며 재고는 본사에서 부담한다. 월 평균 매출은 2500만 원, 마진율은 35% 정도.
[창업 비용]
보증금 : 2000만 원
초도물품 구입비 : 2000만 원
가맹비 : 300만 원
기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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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500만 원 정도 (15평 기준)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