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 쪽 뺀 ‘웰빙메뉴’ 입맛 잡았다
▲ ‘핫썬 베이크 치킨’ 배종철 성영숙 씨 부부. 이곳은 서비스로 소문 나 배달보다 홀·포장 매출이 70%나 된다고. | ||
‘따르릉~’ “감사합니다. 핫썬 베이크 치킨입니다. 핫 바비큐 치킨 한 마리요?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아이가 있으세요? 핫 바비큐 치킨은 어린아이들이 먹기에는 맛이 강하거든요. 맵지 않은 떡볶이를 서비스로 넣어드릴까 해서요. 20분 정도 기다리시면 곧 도착할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친절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부인 성영숙 씨. 주부답게 그는 고객의 환경을 꼼꼼히 챙긴 뒤 서비스 품목까지 결정한다. 부인 성 씨가 떡볶이를 만드는 동안 남편 배종철 씨는 부위별로 먹기 좋게 토막 낸 닭을 석쇠에 담아 전용 그릴에 올려놓는다. 이곳에서 닭고기는 기름에 튀겨내는 것이 아니라 200℃의 고온에서 12~13분간 구워진다. 구운 닭고기에 매운 양념을 골고루 발라내면 핫 바비큐 치킨이 완성된다.
고온의 그릴에서 고기를 구워내면 기름이 빠져나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는 것이 배 씨의 설명이다. 이곳의 모든 메뉴는 기름에 튀겨내지 않은 구운 고기를 바탕으로 한다. 때문에 가게에는 일반 치킨집에서 흔히 보이는 기름상자를 찾아볼 수가 없다.
부부가 창업시장에 뛰어든 것은 2006년 2월. 남편 배 씨가 2004년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그만두면서 창업을 준비해왔다. 다양한 아이템을 목록에 올려놓고 고민하다가 기름에 튀기지 않는 치킨전문점을 선택한 것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데다 건강까지 고려할 수 있어 마음에 들었기 때문.
그들은 본사에 문의하기 전 가맹점을 먼저 찾아가 고객으로 메뉴를 먹어보는 등 체험을 통해 자료를 먼저 수집했다. 브랜드를 결정한 뒤에는 적당한 점포를 찾아 수없이 발품을 팔았다. 그리고 결국 그가 낙점한 곳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재건축으로 새롭게 들어선 아파트 상가 1층. 신축 건물이었지만 오랫동안 점포가 비어있어 비교적 싼 값에 가게를 구할 수 있었다. 점포 결정에 있어서도 시간별로 유동인구를 체크하는 등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창업 후 처음에는 주문 전화를 받는 일이 두려울 정도였죠. 두 사람 모두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전화 응대를 서로에게 미루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들의 성격은 이내 바뀌었다. 맛을 칭찬하는 고객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자신감이 생겨났고 자연스럽게 붙임성까지 생겨난 것.
홍보 전단지 배포 작업도 직접 했다. “아르바이트 학생을 썼더니 길거리에 버려놓은 것을 발견했죠. 그래서 직접 전단지를 뿌렸어요. 지금은 가게 운영이 바빠져 주부 아르바이트를 쓰고 있지만 직접 뛰어다니려고 노력합니다.”
핫썬 상도점은 다른 치킨 전문점에 비해 배달보다 홀과 포장 매출이 높다.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여성 고객의 방문율도 상당히 높다. 이에 대해 남편 배 씨는 “아내의 영향으로 홀 매출이 점차 느는 것 같다”고 말한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의 손님이 상당수를 차지하는데 아이들 때문에 홀이 지저분해지기 일쑤다. 하지만 부인 성 씨는 불평은커녕 미소를 잃지 않는다. 손님이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오히려 아이를 돌봐주기도 한다고.
핫썬 베이크 치킨 상도점의 창업비용은 스마트 그릴(치킨 베이크 기계) 두 대를 포함해 5000만 원 정도 들었다(점포비용 제외). 샐러드로 제공되는 양배추를 제외한 염지된 닭고기, 파우더, 머스터드를 비롯한 각종 양념류, 무, 떡 등의 모든 재료를 전량 본사에서 공급받고 있다. 월 매출은 1200만~1300만 원 정도. 마진율은 4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