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손 뺨치는 ‘상차림’ 클릭하면 뚝딱
▲ ‘예지원’서울 2호점 허남정 대표. | ||
“대행 서비스를 통한 제사 음식은 정성이 없다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희는 집에서 만드는 제사 음식보다 더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 조상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요.”
허남정 씨는 서울, 경기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사, 차례상을 전문적으로 대행하고 있다. 손님은 맞벌이 부부, 아내를 사별한 가정, 출산이나 병환으로 주부가 음식을 만들 수 없는 경우, 장애인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제사, 차례 음식을 직접 만들 수 없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명절이 없는 비수기에는 한 달 평균 100~200건, 명절을 앞두고서는 500여 건의 주문을 소화해내야 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다. 이 중 80% 이상을 고정 고객이 차지할 정도로 반복 구매율도 높다.
2003년 허 씨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주변에서는 ‘제사 음식을 누가 돈을 주고 사느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제사는 우리의 전통 문화입니다. 형식은 변할 수 있지만 결코 사라지지는 않을 고유의 문화죠. 때문에 제사 음식에 익숙지 않은 젊은 층이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제사음식을 만들 수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죠.”
주변의 만류에도 허씨 집안의 맏며느리로 제사음식에 정통한 아내 김은정 씨(40)와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한 달 4~5건의 주문이 전부였지만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알려질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한 건의 주문에도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다 그는 ‘고객이 따뜻한 음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음식을 미리 만들어두지 않고 배송 직전에 조리가 끝나도록 시간을 맞췄다. 품질에 있어서도 집에서 만든 것 이상의 것을 추구했다.
“처음에 고객들은 만들어진 음식을 구입해 포장해서 보내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더군요. 하지만 음식을 받아보고 나면 반응이 달라졌어요.”
▲ 명절 상차림 사진. | ||
첫 주문은 대부분 젊은 주부의 판단으로 이뤄졌지만 재주문은 어른들의 요청으로 이어졌다. 현재 예지원 서울 2호점에 등록된 고정 회원 수는 2500여 명.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하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 직원도 8명으로 늘어났다.
고객들의 주문이 가장 많은 상차림은 표준 제사상이다. 쇠고기 산적, 삼색전, 어·육·소탕 등 30여 종류의 음식이 포함된 것으로 가격은 19만 원. 표준상은 음식의 양을 10인 분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양을 줄여 가족형(4~5인), 작은상(2~3인) 등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올 추석 차례상은 지난 9월 20일 선착순 500명 주문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허 씨는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하기까지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며 “단시간에 수익을 기대하는 창업자는 섣불리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상에게 올리는 음식을 만드는 일인 만큼 사명감이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예지원 서울 2호점의 창업비용은 3500만 원 정도 들었다(초도물품 500만 원, 냉장차량 2000만 원, 주방 설비 등 기타 비용 1000만 원, 가맹비, 로열티 없음. 점포비용 제외). 월 평균 매출은 비수기 2000만~3000만 원, 성수기 4000만~5000만 원. 마진율은 30~35% 정도다.
예지원 2호점 창업비용
총 3500만 원
(가맹비 없음, 점포비용 제외)
초도물품 500만 원
냉장차량 2000만 원
주방설비 등 기타 1000만 원
월 평균 매출
성수기 4000만~5000만 원
마진율3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