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들의 천국’서 블루오션 첫 항해
▲ 조정아 경기 여성개발센터 소장 | ||
창업을 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고민이라면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보자.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www.womenpro.or.kr)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여성창업자들을 만나봤다.
조정아 경기 여성개발센터 소장 인터뷰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는 우수한 사업 비전과 아이템이 있는 여성창업자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계획 중인 여성들은 이곳에서 IT, 무역, 문화콘텐츠비즈니스, 재무회계, 마케팅전략 등 창업과 관련한 다양한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여성창업지원실, 오픈 비즈니스랩 등 다양한 시설도 일정 기간동안 저렴한 값 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요. 말 그대로 교육에서 시설까지 원스톱 창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죠. 소자본 창업자들은 특히 자금과 판로 개척의 어려움을 겪고 쉽게 좌절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함께 모여 창업을 준비한다면 자신감도 생기고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죠.”
▲ 청 제품 리폼 사업에 뛰어든 윤수정 고외숙 김금옥 주부(왼쪽부터). | ||
“오래되고 유행이 지나서 못입는 청바지는 버려야 한다고요? 천만에요. 가위질 바느질 한번이면 새 것보다 더 화려하고 더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으로 다시 태어난답니다.”
고외숙(42), 김금옥(43), 윤수정(39) 3인의 주부가 의기투합해 시작한 사업은 구제 청제품을 사서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 유행이 지나고 손때 묻은 오래된 제품이라도 이들 손에만 들어가면 최신 유행의 미니스커트, 손가방, 문구용품, 쿠션 등으로 마술처럼 바뀐다.
“누구나 청바지, 청스커트, 청재킷 등은 두세 벌쯤 가지고 있잖아요. 유행 때문에 못 입는 옷은 버리기가 아깝죠. 청제품은 재질이 튼튼하기 때문에 잘만 손질하면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세 사람이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점은 바로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 제품으로 리폼, 리메이크가 가능하도록 한 것. 청바지에 다른 천을 덧대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치마는 문구용품이나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바꾸는 등 전혀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
소비자의 물건을 의뢰받아 작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80~90%는 인기 있는 수입 구제 청제품을 100~200여 장 정도 사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다시 내놓는다.
패브릭, 핫픽스(의류에 부착하는 크리스털), 핸드페인팅 등을 이용한 다양한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팔고 있는 제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캉캉 미니스커트’. 패브릭을 이용한 발랄한 디자인과 2만 원 정도의 싼 값으로 20대 여성의 구매율이 높다. 제품을 만들어내고 남은 자투리는 슬리퍼, 가방 등 다양한 소품으로 활용된다.
리메이크 제품의 가격은 보통 1만 5000원~5만 원. 의류와 소품을 묶은 패키지 상품은 6만~7만 원선이다.
고외숙 사장은 “구제품이 지저분하다는 생각은 지나친 편견”이라며 “구입 즉시 깨끗하게 빨고 전혀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준 신상품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세 사람은 쇼핑몰 관리, 제품 디자인, 업무 관리 등 각자 적성에 따라 업무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평소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일이어서 모두가 의욕이 넘친다.
공동사업자인 김금옥 씨는 “직장보다는 평생의 직업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창업교육을 수강했고 결국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아 기쁘다”고 말했다. 윤수정 씨는 “무엇보다도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일할 수 있어서 좋다”며 만족해했다. 세 사람은 50만 원의 창업비용도 3분의 1씩 공동으로 나눠 투자했다. 수입 구제품은 제품의 상태에 따라 도매상을 통해 1만~4만 원에 구입하고 있다. 마진율은 40~45%.
▲ 다양한 액세서리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김서하 씨. | ||
“누구나 보고 느끼고 만지는 흔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 즉 생활 속에서 보석을 발굴해 내는 것이 제 일입니다.”
김서하 씨(38)는 크리스털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액세서리를 인터넷에서 팔고 있다. 몸에 붙이는 일회용 문신인 타투, 원석과 자기를 접목한 귀고리, 꽃을 이용한 목걸이와 휴대폰 줄 등 그 종류는 200여 개를 훌쩍 넘는다.
그중에서도 크리스털 타투는 매출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효자 상품. 주문진 공장에서 아웃소싱으로 생산되는 타투는 국내 뿐 아니라 멕시코, 스페인 등으로 수출될 정도로 디자인과 품질 만족도가 높다. 가격은 5000 ~7000원으로 동종업계에서도 고가에 속한다.
김 씨는 “제품뿐만 아니라 케이스 디자인을 고급화 하는 등 전반적인 품질과 이미지 향상을 꾀했다”며 “가격보다는 품질에 가치를 둔 차별화 전략이 유효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크리스털 타투의 긍정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중가의 액세서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문 디자이너 10여 명과의 제휴를 통해 핸드메이드 액세서리를 출시한 것. 플라워아트, 빈티지 주얼리 등 예술을 접목한 액세서리와 가죽과 은, 도자기 등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제품에 고객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라고. 특히 청자를 이용하거나 크랩 기법(유리 파열)을 이용한 액세서리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한국의 전통적인 느낌이 강해 20대부터 50대 이상의 고객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그는 “크리스털, 도자기 등은 엄밀히 말해 보석은 아니지만 예술성을 가미하면 충분히 보석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며 “예술과 보석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함께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도자기를 이용한 액세서리의 가격은 1만~3만 원. 디자이너가 참여한 핸드메이드 액세서리도 3만~5만 원 대로 중가 수준이다. 고객층은 20~30대 중반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평소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난 2월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의 여성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의 꿈을 이뤘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팔 계획이었기 때문에 점포는 필요하지 않았다. 보증금 50만 원으로 사무공간과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어 초기 창업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고.
“창업지원실은 창업 초보자들이 본격적으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기 전에 충분히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반을 탄탄히 다질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크리스털 타투의 마진율은 60~70%, 액세서리의 마진율은 50%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