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고객 ‘철가방’ 대신 ‘맛’으로 공략
▲ 중식전문점 ‘왕짜장’의 조재복 사장. 음식배달을 없애 인건비를 줄인 대신 재료비에 투자해 더욱 싸고 맛있는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 ||
“주방에서 만들어 테이블로 곧바로 나가는 수타 자장면을 드셔보세요. 배달해서 먹는 것과 전혀 다른 맛의 자장면을 맛볼 수 있습니다.”
왕짜장은 매장을 중심으로 한 중식 전문점이다. 흔히 보이는 배달용 오토바이는 없다. 값도 싸다.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2000원. 일반 중화요리집에 비해 30% 정도 싼 값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생각하면 큰코다친다. 즉석에서 만든 자장면의 맛은 다른 중식 전문점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고객들의 반응이다.
조 사장은 “배달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고 절감된 인건비는 양질의 재료 구입비로, 질 높은 식재료는 고객 만족도를 높여 결국 매출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길동점은 10평 규모의 작은 매장이지만 하루 매출이 평일 60만 원, 주말은 1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그가 20년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처음 창업 시장에 발을 내디뎠을 때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배달하지 않는 자장면 집은 100% 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더군요. 저는 반대로 생각했죠. 배달하지 않아야 오히려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입니다.”
배달 없는 중식 전문점은 지인이 운영하는 동네 중국집에서 경험을 쌓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다. “중식은 마진율이 높고 유행을 타지 않는 매력적인 창업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주방장의 높은 임금과 배달 사고 등 종업원 문제가 심각하죠. 또 배달 중심이기 때문에 매장이 좁고 지저분한 것은 어디나 비슷하고요.”
그는 문제 발생 소지가 큰 배달 부문을 없애고 매장에 집중하는 것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2001년 주택가 이면도로에 중식 전문점을 열었다. 배달은 하지 않고 인테리어를 고급화해 깔끔한 매장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배달을 하지 않아 줄어든 인건비는 재료에 투입했다. 결과는 조 사장의 판정승.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 것이다. 회전율이 1시간에 7회전 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 길동점에 이어 송파구 마천동에 문을 연 20평 규모의 매장 역시 하루 600~800명의 손님이 찾을 정도였다. 입소문이 나면서 가맹점을 내고 싶다는 사람이 늘었다.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회사를 설립하기 전 7개월 동안 개설한 가맹점 수는 12개. 200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해 2006년 현재 55개의 가맹점을 뒀다. 문을 닫은 곳은 개인 사정으로 폐점한 단 한 곳뿐이다.
주 메뉴는 2000원 자장면이지만 이것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미끼 상품에 불과하다. 실제 매출이 높은 메뉴는 3500원 쟁반자장과 쟁반짬뽕이다. 8000원짜리 양념 탕수육도 인기가 많다. 대부분의 메뉴는 타 음식점에 비해 15% 정도 싼 값으로 고른 판매율을 보인다.
그는 왕짜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중식 전문 프랜차이즈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런칭한 제2브랜드인 ‘퓨전 차이나’는 전문 주방장이 없는 저가형 중식 전문점. 모든 메뉴를 반제품 형태로 공급하기에 고임금의 전문 주방장을 쓸 필요가 없다고. 현재 8개 가맹점이 개설된 상태다. 중국식 퓨전주점인 ‘동방객주’도 시작했다.
왕짜장의 창업비용은 20평 기준 4500만 원, 퓨전차이나는 10평 기준 3000만 원(각 점포비용 제외)이다. 가맹점의 평일 일평균 매출은 60만~80만 원, 주말은 100만~120만 원. 마진율은 57~60%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