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은 살리고 ‘눈맛’은 업그레이드
▲ 해산물 전문주점 ‘섬마을 이야기’ 교대점을 인수해 안정적으로 창업한 고천선 씨. | ||
서울 서초동에서 해산물 카페형 주점 ‘섬마을이야기(www.seommaul.com)’를 운영하고 있는 고천선 씨(40)는 2년 전 인수창업을 통해 창업시장 조기 안착에 성공한 케이스. 그에게 인수창업 성공전략을 들어봤다.
저녁 6시. 고천선 씨가 운영하는 주점에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이 하나 둘 들어선다. 한 시간쯤 지나자 26평 점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 곳은 각종 해산물 안주를 7000~2만 원의 값에 먹을 수 있는 해산물 전문 주점이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잦다. 2002년 3월 개점 이후 지금까지 한결같은 모습이다. 손님이 보기에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이곳은 2005년 7월, 소리 없는 변화를 겪었다. 운영자가 바뀐 것이다. 고 씨는 14년 동안 근무한 호텔에서 명예퇴직하고 당시 성업 중이던 교대점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웰빙 바람에 해산물 주점을 골랐는데 마침 운영성과가 좋은 점포가 나왔더라고요. 위험을 안고 새 점포를 여느냐 아니면 비용을 추가해 안정된 기존 점포를 인수하느냐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는 비용부담이 크더라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인수창업을 택했다. 지난 1년 동안의 손익계산서를 검토하고 주변 환경과 매장을 꼼꼼히 둘러본 뒤 계약서를 썼다. 인수 비용은 3억 원. 추가로 가맹비와 시설 보수비 등 2500만 원 정도가 더 들어갔다.
잘나가는 점포를 인수했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일. 주인이 바뀐 것은 손님이 가장 먼저 알아차리기 마련이다. 그는 호텔 경력을 살려 먼저 홀 정비에 들어갔다. 호텔식이 아닌 선술집에 맞는 편안한 서비스 제공에 주력했다. 한 달이 지나고 홀 서비스가 안정되자 이번에는 주방에 뛰어들었다. 볶음, 탕, 구이, 회 뜨기 등 모든 조리 과정을 한 달 반 만에 끝냈다. 주방을 잘 알아야만 원가 관리를 비롯, 전반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생각이었다. 주방과 홀을 넘나들며 6개월 동안 매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2~3시간. 영업이 끝난 오전 5시부터는 조리 기술을 익혔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걱정했던 손님 이탈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 오히려 이전 점주에 비해 매출이 5% 정도 늘었다.
.교대점을 찾는 사람들은 직장인이 60%, 인근 지역주민이 40%를 차지한다. 까다롭고 예민한 직장인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 그는 청결한 매장 관리로 직장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음식점은 위생과 청결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객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죠.”
고 씨는 수시로 하는 청소는 물론 3개월에 한 번은 외부업체에 의뢰해 대청소를 실시한다. 벽의 미세먼지를 털어내고 주방의 찌든 때도 없앴다. 바닥도 왁스 작업을 한다. 한번 작업에 25만~30만 원의 돈이 들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의자의 천도 6개월에 한 번씩 세탁한다.
“모르는 것 같지만 청결에 대해서는 손님이 주인보다 더 예민합니다. 지금은 깨끗한 환경이 좋아 자주 들른다는 손님도 많습니다.”
점포 인수 후 종업원은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초기에는 직원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사람 대하는 법도 알게 됐다고. 지금은 점주인 고 씨가 매장을 비워도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다. 그가 말하는 직원 관리 비법은 충분한 의사소통과 자유로운 의사결정이다. “이직률이 높은 업종이지만 진심으로 대하면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손님도 마찬가지고요.”
현재 교대점의 월평균 매출은 4500만 원 정도. 이 중 1000만~1200만 원 정도가 순수익으로 떨어진다.
고천선 씨의 성공팁
[1] 1년 동안의 손익계산서, 주변 환경과 매장 등을 꼼꼼히 점검한 뒤 계약서를 작성했다.
[2] 인수 당시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매출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3] 창업 선배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조언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