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쏙쏙 줄고 손님은 쑥쑥 늘고
▲ ‘난생초면’ 김승빈 사장 | ||
<일요신문>에서는 최근 색다른 아이템으로 고객몰이에 나선 창업자 두 사람을 만나봤다. 비닐봉지에다 국수를 담아 먹는 봉지 누들 전문점 ‘난생초면(www.speed-n.com)’ 김승빈 사장(48)과 1900원 돈가스 전문점 ‘와우돈가스1900(www.wowdon.co.kr)’ 최은정 씨(32)가 그들이다.
‘난생초면’ 김승빈 사장
김승빈 사장이 운영하는 ‘난생초면’은 봉지국수 전문점이다. 국수 한 봉지 값은 1500원. 싼 값에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이용한다. 김 사장은 “홍콩의 젊은이들이 즐겨 먹는 테이크아웃 비빔면과 중국 여성에게 인기인 길거리 샤브 우동에 착안, 한국식 봉지국수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한다.
메뉴는 비벼먹는 면과 말아먹는 면 두 가지다. 비벼먹는 면은 야채와 면(1인분 100g), 소스에 토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기본형. 말아먹는 면은 면과 각종 야채, 샤브용 고기를 육수 국물에 데친 후 국물과 함께 제공한다. 선택은 세 종류의 면(홍고추면, 치자면, 크로렐라면), 14가지 토핑(새우, 오징어, 불고기 등), 4가지 소스(데리야끼, 그린, 레드, 핫) 중에서 가능하다. 기본형에 토핑을 추가하면 종류에 따라 300~700원, 면을 추가하면 500원을 더 받는다. 평균 객단가는 1800원. 중앙대점의 경우 하루에 200~300명의 손님이 다녀가 일평균 매출 40만~50만 원을 기록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삶아서 1인분씩 개별 포장한 면과 토핑, 소스 등이 완제품 상태로 배송되기 때문에 조리와 운영이 간편하다”며 “주방장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을 하나 두고 나 홀로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이라고 덧붙였다. 운영자는 면과 토핑을 냉장 쇼 케이스에 진열해뒀다가 고객이 주문하면 면 봉지를 꺼내 토핑과 소스, 야채를 담아 비벼주기만 하면 된다고. 실제로 주문에서 판매까지의 시간은 30초 정도로 고객이 다녀가는 시간이 짧은 편이다.
사실 김 사장은 2006년 포켓샌드위치 전문점 ‘빵파네’의 성공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샌드위치=사각’이라는 개념을 깨뜨리고 동그란 모양의 샌드위치를 개발해 성공을 거둔 것. 이를 바탕으로 2브랜드로 출시한 것이 봉지국수 전문점이다.
“포켓 샌드위치의 성공은 간단합니다. 기존 샌드위치 전문점과 달랐다는 것이죠. 버터 등 기름을 이용해 빵을 굽지 않고 그릴의 열로만 구워 칼로리를 낮췄고 재료 역시 건강 빵과 녹차, 단호박 샐러드 등 웰빙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 욕구와 잘 맞아떨어졌죠.”
그는 또 “바쁜 현대인들의 시간을 절약해주고 건강은 챙겨주는 먹거리라는 점에서 봉지국수도 다르지 않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봉지국수 전문점의 창업비용은 5평 기준 1980만 원을 예상하면 된다(점포비용 제외). 마진율은 60% 정도다.
▲ ‘와우돈가스1900’ 최은정 사장 | ||
최은정 씨는 분식점을 운영한다. 점포의 실 평수는 8평. 테이블도 고작 3개다. 주방을 바라보는 바(bar) 형태의 좌석까지 합치면 13명이 앉을 수 있다. 게다가 이곳의 주력 메뉴는 1900원짜리 돈가스로 객단가가 싸다. 그런데도 이 곳은 일평균 매출 50만 원을 기록한다. 홀보다 포장 판매에 주력한 결과다. 총매출의 50%를 포장 판매가 차지한다.
평범한 주부였던 최 씨는 지난해 12월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하다 테이크아웃 돈가스 전문점을 택했다. 준비한 자금이 많지 않아 대형 상권이 아닌 주택가 인근에 점포를 구했다. 개업 첫날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1900원이라는 싼 값에 인근 주민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줄을 길게 섰다. 개업 초기 일 매출은 1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처음에는 ‘1900원짜리 돈가스가 얼마나 맛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접시 위의 커다란 돈가스 두 덩어리를 보면 표정이 달라지죠.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아 다시 오더군요.”
돈가스를 비롯해 핫도그, 오므라이스, 스파게티 등 40여 가지의 음식값은 1000~4000원대로 싼 편이다. 다른 곳에서 혼자 먹을 돈으로 2~3명의 식사가 가능해 주부, 학생들의 이용률이 높다. 모든 메뉴가 골고루 잘나가는 편이지만 특히 로스까스(1900원), 고구마치즈롤까스(2900원), 단호박치즈롤까스(3500원) 등 돈가스 류가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1900원짜리 로스까스는 하루에 130개 이상 팔릴 만큼 인기가 높다. 싸다고 마진율이 낮은 것은 아니다. 로스까스의 마진율은 40%, 나머지는 60% 정도.
포장 판매율이 높고 테이블 수가 적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다. 또 돈가스는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묻힌 상태로, 다른 메뉴 역시 포장을 뜯으면 바로 조리가 가능하도록 공급되기 때문에 전문 주방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 최 씨는 현재 주방 아줌마 한 사람을 직원으로 두고 있다. 물과 국물 등은 손님이 직접 가져다 먹도록 했다. 그렇다고 손님을 소홀히 대하는 것은 아니다.
“바쁘다고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면 안 됩니다. 또 한가하다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됩니다. 주인은 웃는 표정과 부지런한 태도를 한결같이 유지해야 해요. 그래야 고객의 발걸음이 끊어지지 않죠.”
창업비용은 8평 기준 3000만 원(점포비용 제외). 순수익은 600만 원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