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이벤트의 만남 ‘활짝 피었습니다’
▲ 꽃집과 함께 파티장식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비수기 없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이수연 사장. | ||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이수연 씨의 점포는 인근에서 색다른 꽃집으로 유명하다. 가게 앞에 서 보면 그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다. 나무상자, 바구니, 양철통, 곰인형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꾸며놓은 화단은 팬시점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독특한 전시가 행인의 시선을 이끌었다면 수시로 진행하는 이벤트는 지갑을 열게 만드는 비결이다. ‘백장미 사는 날’, ‘선인장 사는 날’ ‘허브 화분 선물하는 날’ 등의 메모판을 내건 뒤 싸고 부담 없는 크기의 꽃과 화분을 파는 것이다. 투명한 비닐 가방에 물과 꽃잎을 채워 넣고 꽃 한 송이를 끼워서 판매하는 ‘물가방 플라워’는 다른 곳에는 없는 상품으로 특히 젊은 커플에게 인기가 많다.
이벤트 상품 외에도 3만~5만 원 대의 꽃다발과 1만 원 대의 화분, 다양한 토피어리 제품(1만~3만 5000원)도 많이 팔린다. 전체 매출에서 개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나머지 60%는 기업 고객이다. 기업 고객은 돌잔치,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 인기가 높은 10여 곳의 웨딩홀, 뷔페, 레스토랑이다. 정기 계약을 맺고 행사의 취지와 고객의 취향에 맞는 꽃을 선택해 장식하는 일을 맡고 있다.
“어느 날인가부터 행사 장식 주문이 뚝 끊긴 겁니다. 알고 보니 형형색색의 화려한 풍선과 조화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더군요.”
위기 상황을 직감한 그는 서둘러 풍선 아트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다행히 꽃과 풍선은 색깔의 조화라는 공통점이 있어 어렵지 않았다고. 교육 후 그는 화려한 풍선에 조화가 아닌 고급스러운 생화를 접목, 업그레이드 파티 장식을 선보였다.
당시 파티 장식은 치열한 경쟁으로 누구나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고객을 끌어들이려 애쓰고 있던 상황. 모두가 고개를 저었지만 그는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다. 고급 시장을 겨냥해 만든 80만~120만 원 상당의 ‘돌상 차림, 풍선·생화 장식, 생화 답례품’ 패키지에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2년 동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황을 바꾼 것은 입소문 마케팅. 인터넷 돌잔치 카페에 젊은 엄마들이 사진과 함께 이용후기를 올리면서 신청자가 부쩍 늘어난 것. 인터넷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지난 2006년에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돌잔치 카페 ‘스마일베베(cafe.naver.com/smilebebe)’도 개설했다. 현재 가입자 수는 300명을 넘어섰다.
▲ 풍선과 생화를 접목해 꾸민 돌잔치 장식(위)과 생화 답례품. | ||
이수연 씨는 번화가 꽃집보다 동네 꽃집이 오히려 실속 있는 점포라고 귀띔한다. 그 역시 청담동 주택가 인근의 작은 꽃집에서 출발했고 지금도 주택가를 지키고 있다.
그는 “당시에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었지만 소품을 이용한 작은 제품으로 틈새를 공략,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개성을 갖추고 차별화를 시도하면 상권은 중요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단, 입지 선택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유동 인구가 많고 가게 앞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 그는 앞으로 카페와 결합된 꽃집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꽃집 창업에는 비용이 6000만 원 정도 들었다(10㎡ 점포, 물품비용 포함). 월평균 매출은 1500만~2000만 원. 순수익은 300만 원 정도다.
이수연 사장 꽃집 운영 팁
온라인 숍 ‘무럭무럭’
[1] 윈윈(win-win)할 수 있는 사업을 병행한다
꽃집은 7~8월, 1~2월이 비수기다. 이 씨는 파티 장식을 병행하면서 365일 바빠졌다. 파티 장식을 이용한 고객이 오프라인 점포를 찾기도 한다. 두 가지 일은 서로 상승효과를 이끌어낸다.
[2] 점포 앞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점포를 구했다
천호동 점포의 실제 크기는 10~13㎡(3~4평)에 불과하다. 그는 점포와 보도 사이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 66㎡(20여 평)의 넓은 점포로 만들어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다.
[3] 소품 활용으로 개성은 살리고 비용은 줄였다
시든 꽃잎, 떨어진 이파리, 마른 줄기 등 버리는 것이 없다. 다시 다듬고 정리하면 훌륭한 소품이 된다. 특별한 포장에 고객 만족도가 높다.
[4] 앞치마, 명찰, 두건 등으로 전문성을 높였다
매장에서 이 씨는 앞치마, 명찰, 두건을 꼭 착용한다. 복장의 차별화는 손님과 직원을 구분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5] 가게 앞 상품은 자주 바꿔라
꽃집은 의류판매점과 다르지 않다. 늘 같은 상품은 손님을 끌지 못한다. 계절에 따라 상품을 자주 바꾸고 매일 색다른 이벤트를 실시하면 매출이 발생한다.
김미영 창업전문작가may4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