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줄이고 능률은 높이고 좋지 아니한가
▲ 쌀로 만든 건강피자 피사파사 아현점 이남용 씨 가족 | ||
이남용 씨(58)는 서대문구 아현동에서 부인 박순자(55), 아들 이호영 씨(25)와 함께 피자 전문점을 열고 있다. 점포의 규모는 크지 않다. 43㎡(13평)에 테이블이 6개다. 오토바이도 달랑 한 대다. 배달보다는 매장에서 먹거나 포장판매 위주로 피자를 팔기 때문이다. 가격도 싸다. 10여 종류의 메뉴가 있지만 모든 피자는 한 판 값이 5000원이다. 작은 점포와 값이 싸다고 이곳을 우습게보다간 큰코다친다. 이 씨 가족의 월 평균 매출은 3000만 원을 기록한다.
이 씨는 “싼 값도 값이지만 쌀가루로 피자를 만들기 때문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한다”며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그의 피자 반죽(도우)은 일반적인 도우와 다른 색깔이다. 하얀색이 아닌 흑갈색이다. 쌀가루에 흑미, 콩, 귀리, 몰트 등 8가지 곡물이 들어가 다른 색깔을 낸다고. 차별화된 재료는 시식 후 반응도 좋다.
“일반적인 피자는 두 조각 정도 먹으면 질려요. 저희 집 피자는 더부룩한 느낌이 없어 한 사람이 대부분 네 조각 이상을 먹더라고요.”
사실 이 씨 가족의 피자집 운영은 처음이 아니다.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서 배달 전문 피자가게를 6년 동안 운영해왔다. 9900원 피자로 일평균 매출 70만~80만 원을 기록하는 등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배달 직원 인건비와 오토바이 사고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채용과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각을 바꿨다. 최근 5000원 피자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참고했다. 고민 끝에 그는 올해 2월, 배달이 아닌 홀과 포장판매에 주력하는 피자집으로 방향을 바꿨다.
새로운 점포는 ‘더부룩하지 않다, 씹는 맛이 좋다’ 등의 좋은 반응과 함께 예전 점포에 비해 매출이 30% 정도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건강 피자’라고 소문이 퍼지면서 중장년층 손님까지 확보했다. 인근 지역의 손님이 대부분이지만 강남, 여의도, 신촌 등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홀, 포장판매 중심이지만 10판 이상 주문이 올 땐 배달도 한다. 학교, 사무실 등의 단체 주문이 많다고. 매출의 60~70%는 포장판매, 20%는 홀 판매, 배달 판매는 10%를 차지한다. 야채를 뺀 대부분의 재료는 냉동상태로 공급받아 쓴다. 도우는 냉장고에서 24시간 숙성시킨 뒤 쓴다. 피자를 더욱 맛있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10분이면 피자 한 판이 완성된다.
이 씨는 가족의 분업을 통해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췄다. 반죽 펴기는 자신이, 토핑은 부인이 전담한다. 아들은 멀티플레이어다. 반죽과 토핑, 홀서빙, 배달 등 골고루 참여하고 있다.
창업비용은 1억 2000만 원 정도 들었다(점포비용 8000만 원, 인테리어, 집기류, 초도물품 등 4000만 원). 앞서 운영하던 피자가게의 오븐과 냉장고 등을 활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월평균 매출은 3000만 원. 마진율은 50% 정도다.
▲ 배달 패밀리 레스토랑 비버스 목동점 김현태 씨 가족 | ||
김현태 씨(40)는 어머니 이춘자 씨(64)와 함께 배달 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배달 전문점이기 때문에 점포의 규모는 크지 않다. 33㎡(10평) 점포는 주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입지 역시 좋지 않다. 통행량이 많지 않은 주택가 이면도로에 있다. 하지만 손님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5500~2만 5000원의 가격으로 함박스테이크, 돈가스, 바비큐 립 등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집에서 먹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목동점을 이용하는 고객은 약 2000여 명. 하루 40~50회 배달로 월평균 매출 2000만 원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김 씨는 창업 초보자다. 금융권에서 일을 하다 창업에 뜻을 두고 직장을 그만뒀다.
“처음에는 치킨집을 하려고 했죠. 그런데 입지 부담이 너무 크더라고요. 창업 자금에 맞춰 다른 아이템을 찾아봤죠. 배달형 패밀리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인지도가 낮아 위험부담이 있지만 메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주택가 이면도로의 비어있는 점포를 싼 값에 인수했다. 예상했던 대로 첫 3개월 동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새로운 브랜드에 고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주문이 들어와도 문제였다. 경험이 없다보니 주문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루 매출이 10만 원을 넘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낙심하지 않았다. 전단지와 책자 등에 꾸준히 홍보를 하고 주문 고객에게는 더욱 신경을 썼다.
3개월이 지나면서 주문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직원이 필요했지만 그는 가족을 택했다. 어머니에게 주방을 맡기고 그는 배달에 나섰다. 비용을 줄여 수익을 높이자는 전략이었다. 어머니가 주방을 맡으면서 경쟁력은 더욱 높아졌다.
어머니 이 씨는 “먹는 장사는 푸짐해야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며 서비스에 더욱 신경을 썼다. 보다 깔끔하게 음식을 담아내고 기본 메뉴에 고구마튀김 등의 서비스 음식을 추가하는 등 정(情)으로 고객 사로잡기에 나선 것.
기존 이용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문이 늘어나면서 배달을 담당하는 직원도 추가로 고용했다.
식사, 치킨, 립, 세트 메뉴 등 20가지 중에서 가장 인기 메뉴는 함박스테이크(6500원)다. 식사 메뉴는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주방이 어머니 담당이라면 꾸준한 홍보 및 이벤트는 아들 김 씨가 담당한다. 포인트 적립, 할인 쿠폰 등 다양하고 꾸준한 행사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을 이끌어 내고 있다.
창업비용은 5000만 원(10평 점포비용 포함)이고 월평균 매출은 2000만 원, 마진율은 5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