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한국의 미 알리기
▲ 김치중의 으뜸 배추김치 김치는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 ||
한때 김치는 그 고유의 맛과 향 때문에 외국인들의 기피 식품 1호였지만 지금은 그 맛과 영양 그리고 신비한 효능이 널리 알려지며 한국만의 고유 브랜드로서 세계로 널리 펴져 나가고 있다.
김치는 한마디로 말해 배추나 무 혹은 오이 등을 소금에 절여 고추 마늘 파 생강 젓갈 등의 양념에 버무린 후 젖산 생성에 의해 숙성시켜 저온에서 발효한 제품이다.
원래는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의미에서 '침채(沈菜)' '팀채' 혹은 '딤채'로 발음되었는데 구개음화로 인해 '짐치'가 되었다가 오늘날의 '김치'가 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지(漬)라 하고, 옛날 궁중에서는 젓국지, 짠지, 싱건지 등으로 불렸다.
우리나라 김치류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구려조에 "고구려인은 술 빚기,장담그기, 젓갈 등의 발효음식을 매우 잘한다"고 씌어 있어 김치의 원조격인 저장발효식품이 이미 이 시대에 생활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각종 기록에 따르면 김치류는 3000년 전 나타나는 중국의 '저(菹)'가 삼국시대에 전래되어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를 거치는 사이 우리의 독특한 토착음식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김치류는 무나 산채를 주원료로 한 동치미, 짠지,장아찌가 주를 이루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은 김치의 형태가 시작된 것은 외래 채소들, 특히 결구배추가 도입 재배되고 고추가 임진왜란 이후 들어오면서 부터로 추정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김치에 관한 기록은 1766년에 나온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서 처음 찾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총각김치 오이소박이 동치미 배추김치 전복김치 굴김치 등에 관한 기록이 있어 18세기 이후 고추를 사용한 빨간색의 김치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 김치의 종류는 배추김치를 비롯해 180여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 ||
우리 조상들은 봄에는 햇배추김치 나박김치 미나리김치 부추김치, 여름에는 열무김치 오이소박이 양배추보김치 오이지, 가을에는 갓김치 고추소박이 호박김치 무송송이 파김치, 겨울에는 통배추김치 동치미 백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보쌈김치 등 철에 따라 다양한 김치를 담가 먹었다.
그런가하면 함경도의 동태배추김치와 가자미식혜, 평안도의 가지김치와 평양열무물김치, 황해도의 고수김치와 섞박지, 경기도의 보쌈김치와 감동젓김치, 강원도의 서거리김치와 더덕김치, 충청도의 굴섞박지와 무짠지, 경상도의 콩잎김치와 부추김치, 전라도의 반지(백김치)와 고들빼기 등은 고향의 맛이 듬뿍 들어있는 독특한 김치들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평소에 받는 밥상에는 배추김치(젓국지)와 송송이(깍두기), 국물김치의 세 가지 김치가 올랐다고 한다.
김치를 담그는 것은 채소를 오래 저장하고 또 맛있게 먹기 위한 가공의 수단이지만 저장 중 신비한 영양학적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김치는 익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젖산균이 장속의 다른 유해균의 작용을 억제하여 이상 발효를 막아주며 병원균을 억제한다. 또한 김치 원료가 되는 채소는 자체에 다량의 섬유소가 함유되어 있어 변비를 예방하고 장염 같은 질병을 예방해 준다. 그런가하면 김치의 각종 성분이 비만, 고혈압, 당뇨병 같은 성인병이나 소화기계통의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최근에는 김치가 조류독감이나 신종 바이러스를 막는 효과까지 있다는 이야기도 퍼지면서 또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의 많은 영양학자들에 의해 김치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2001년 7월 5일 제 24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총회에서 김치의 국제규격(CODEX standard)이 채택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