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의 최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들은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와 더불어 양 전 대법원장은 판사 출신 변호사를 최근 추가 선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이 추가 선임한 변호사는 이상원(50·23기)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지난 1996년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 2008년 서울고법 판사를 마지막으로 법복을 벗었다. 변호사 개업 후에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변호해 무죄판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박철언 전 의원의 사위로도 알려져 있다.
양 전 대법원장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그는 양 전 대법원장이 1999년 서울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같은 법원에 근무했다.
이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 구속영장실질심사 전에 선임됐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영장심사에도 이 변호사가 참석했으며, 심문 당일 변론 전략 역시 그가 주도했다고 법조계는 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선임한 변호인은 이 변호사 외에도 지난해 선임한 법무법인 로고스의 최정숙(52·23기) 김병성(41·38기) 변호사가 있다. 이들은 지난 11~17일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소환조사에도 함께 했던 바 있다. 최 변호사는 이 사건을 총지휘하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동기이기도 하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검찰 기소를 앞두고 변호인단을 대폭 보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사실은 40개가 넘으며 이 사건 관련 수사 기록은 20만 쪽을 넘는다. 방대한 기록을 검토하는 한편 변론전략을 탄탄하게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5일 구속 이후 첫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구속 만료 시점인 다음달 12일까지 몇 차례 추가 소환 조사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