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의원 “자본잠식상태 상장 단 1건도 없어, 고의분식에도 경영진 불법행위 판단 보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선위에서 지적받은 분식을 반영한 수정 재무제표를 보면 이 회사는 2012년부터 2014년 기간 동안 부채는 불변이고 자기자본은 약간 감소했다. 2015년에 들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더니 2016년 말 공모로 조달한 자본에 힘입어 자본잠식상태를 벗어났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군포을)에 따르면 당시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선위에서 지적받은 분식을 반영한 수정 재무제표 상으로도 2016년 당시 상장 요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거래소는 기심위 안건설명자료에서 2015년 수정 재무제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지만 공모 후 자기자본 9000억 원이 돼 상장요건인 자기자본 2000억 원 이상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학영 의원은 상식적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회사가 정상적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거래소 답변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는 물론 부분자본잠식상태에서도 상장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는 것.
거래소가 ‘경영 투명성’ 항목에 대해 경미한 판단을 내린 것도 지적됐다. 경영 투명성은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과 함께 상장실질심사의 주요 평가 항목이다.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년간 4조 5000억 원원 규모의 고의 분식이 있었음에도 경영 투명성에 대해 ‘일부 훼손’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경영투명성에 ‘심각한 훼손’을 판정받은 다른 기업의 분식규모가 3년간 156억에 불과한 것에 비추어보면 지나치게 가볍다는 게 이 의원 지적이다.
이학영 의원은,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정 재무제표가 당시 상장요건을 만족하지 못함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불리한 규정은 숨기고 유리한 규정만 내세워 기심위를 통과시켰다”며 “외부는 물론 당사자에게도 결정과정과 내용을 알리지 않는 깜깜이식 기심위 심사가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자문기구에 불과한 기심위의 결정이 상장실질심사의 절대적 기준이 되는 문제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